호주의 광산재벌이자 최고 여성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 행콕프로스펙팅 회장이 호주 북부의 대형 소 농장 두 곳을 사들이며 농업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중국 경제 변화에 발맞춰 호주의 수출구조가 ‘광산에서 식탁으로(mining to dining)’로 바뀌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현지 매체인 더웨스트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행콕프로스펙팅은 호주 북부 노던주에 위치한 리버런과 인버웨이 농장을 인도네시아 업체로부터 사들였다. 두 농장의 총면적은 5,500㎢, 소 사육두수는 4만마리에 달한다. 이로써 라인하트는 지난해 서호주 지역에서 인수한 소 농장 등을 포함한 총 1만㎢ 규모의 대농장에서 소 9만5,000마리를 키우는 농장재벌로 거듭나게 됐다.
행콕프로스펙팅 측은 앞으로도 농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개리 코트 최고경영자(CEO)는 “호주 농산물의 가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 사육두수를 늘리는 등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철광석 매장량의 80%를 차지하는 필바라 지역의 채광권을 소유하며 ‘철의 여인’으로 불려온 라인하트가 농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세계 최대 철광석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로 철광석 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이 올해 철광석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보다 4% 하향 조정하는 등 광산업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반면 중국 내 중산층 증가로 쇠고기 수출이 날로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의 22%를 철광석에 의존해온 호주의 수출구조는 광산업에서 축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호주축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쇠고기 수출액은 9억1,700만호주달러(약 7,891억원)로 2012년 대비 6배나 뛰었으며 이에 영향 받아 지난해 총 쇠고기 수출액은 2013년 대비 50%가량 늘어난 150억호주달러에 달했다. 폴 블록스햄 HSBC 이코노미스트는 “국가가 부유해지면 식단도 고급으로 변하기 마련”이라며 “중국의 중산층 증가에 따라 변하는 소비구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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