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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넥슨 사태, 게임업 전체 매도 말아야

정보산업부 조양준기자





“‘넥슨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당연한 일입니다만 자칫 게입업계 전체가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당할까 봐 두렵습니다.”

최근 진경준 검사장 뇌물 의혹 등으로 스캔들에 휘말리게 된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대표 문제를 놓고 한 게임업계 관계자가 사석에서 던진 말이다. 그동안 정보기술업계에서마저 비주류 취급을 당해온 게업산업계가 모처럼 국민적 관심을 뜨겁게 받게 된 계기가 하필이면 ‘검은 거래’ 의혹이라는 점이 한탄스럽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수출 역군으로 활약했고 적지 않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왔음에도 오랜 세월 경시됐다. 영화·음악·출판물·캐릭터 등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게임이 차지하고 있지만 게임은 유독 ‘코 묻은 돈’으로 성장하고 아이들 교육에 해로운 서비스라는 선입견을 벗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부 정책도 진흥과 규제 사이에서 중심을 못 잡은 채 오락가락하기 일쑤였다. 어느 정부부처는 게임이 성장동력이라며 진흥의 대상이라고 했다가 다른 부처는 ‘질병 유발 물질’로 대하는 모습은 게임산업에 대한 일관된 정책철학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나마 최근 중국 게임업체들이 우리의 안방까지 넘보자 정부가 부랴부랴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원책마저 “넥슨 게이트의 불똥을 맞고 유명무실화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국내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 팽배하다. 실제로 넥슨 게이트를 다루는 최근의 기사들에는 ‘어린 학생의 코 묻은 돈을 뜯으며 부정이나 저지르는 넥슨을 퇴출하라’는 식의 감정적인 댓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물론 김 대표를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다. 권력과 음습한 뒷거래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면 법적 처벌과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업계 오너나 경영인 일부의 치부로 인해 게임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 열정을 쏟는 대부분의 선량한 게임 개발자들이 함께 매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게임업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부합해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투명한 경영 요소는 없는지, 쉽게 사업을 하려는 유혹으로 정관계에 로비하려 했던 적은 없는지 자성하고 선진경영·윤리경영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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