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8월1일 업무에 복귀하면서 개각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 등 정치권에서는 하반기 국정 운영을 위해 개각 필요성은 물론 중폭 이상의 개각을 전망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개각 시기도 빠르면 이번주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선례를 보면 박 대통령이 매년 휴가 복귀 시점에 청와대 인사 개편과 개각 카드를 꺼내 동요하는 공직 사회 기강을 다잡아와서다.
31일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휴가 기간 개각 구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안다”면서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8·15 이후가 아닌 이번주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이번에 개각이 이뤄지면 한두 명이 아닌 중폭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각 대상으로는 정권 출범 때부터 장관을 맡은 ‘장수 장관’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이 꼽힌다. 다만 ‘장수장관’ 중 한 명으로 ‘오병세(5년 임기 장관)’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교체와 유임이 갈린다. 일부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이 교체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사드 배치는 전적으로 국방부가 중심이 돼 결정했고 중·러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외교 수장을 교체하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유임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박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문화융성·노동개혁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 등 3개 부서 장관 교체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직 국민 대다수가 체감할 정도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이들 3개 과제가 하반기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정권의 성패가 걸렸다고 보고 장관 교체를 통해 대대적인 힘 실어주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는 최소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두고 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 수석을 내보내는 것으로 결론 낼 경우에도 몇몇 수석과 묶어 청와대 참모진 개편 형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 개각설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8월2일 열리는 국무회의도 주목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휴가 후 첫 주재하는 회의인데다 우 수석 등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수 있어서다. 또 사드 논란과 김영란법 시행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 휴가 중 고심한 결과를 토대로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광복절 특별사면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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