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예계가 유명 MC의 성폭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3일(현지시간)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방송 예능프로그램의 대표 MC로 활동해온 친웨이(秦偉·49)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14명을 성폭행 또는 협박한 혐의로 구속됐다. 전날 50만 대만달러(1,762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친 씨는 현재 주거제한과 함께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친씨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갖고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만 검찰은 친 씨의 주장에 대응할 추가 피해자와 증거 확보에 나섰다.
친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방송가에서 최우수 MC상 등을 수상하며 예능프로그램 분야에서 대표 MC의 자리를 굳혀왔다. 또 30채에 달하는 부동산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테크에 밝은 ‘경제 연예인’이라는 이미지도 쌓았다.
그러나 친씨는 지난 6월 말 친씨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던 빈(濱)모씨가 6년 전 친씨로부터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인터넷을 통해 폭로하면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되기 시작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친씨는 자신이 ‘꽃뱀’에게 당했다며 반격에 나섰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돈을 노린 공격이라는 여론이 우세해져 상황이 역전된 듯 했다.
하지만 빈씨의 폭로 이후 일주일 만에 친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7명의 신원이 밝혀지자, 친씨가 보낸 문자메세지를 증거로 제시하고 피해자가 자신 이외에도 기획사 직원, 미성년자가 포함된 팬 등 수십 명에 달한다는 빈씨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었다. 이 가운데 3명은 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친 씨가 다니던 교회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교회 측은 사과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친 씨는 갖은 감언이설로 상대를 꾀어 관계를 맺은 뒤 연락을 끊는 식으로 여성 편력을 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만 연예계 인사들도 친 씨의 성폭행 행각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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