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옥시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예정돼 있던 옥시의 영국 본사인 옥시레킷벤키저 방문을 취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특위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인 옥시 본사가 대한민국의 피해를 외면하고 모든 조사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케시 카푸어 옥시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CEO)가 조사과정은 물론 한국 의원들의 모두발언조차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며 “만약 이것이 영국 정부의 입장이라면 매우 유감이고 온당치 않은 일”이라고 성토했다.
특위는 오는 22~26일 영국을 방문해 옥시레킷벤키저 현장 조사를 벌여 본사의 개입 여부와 독성 실험결과 은폐 의혹을 밝힐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카푸어 회장과의 만남도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옥시 측이 애초 계획됐던 일정을 돌연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옥시 측은 공개 사과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거꾸로 한국 기업 때문에 영국에서 수천 명이 다치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면 영국 정부와 의회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특위는 비공개로 하는 건 현장 조사의 취지가 훼손되는 만큼 방문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오는 10월 청문회 때 옥시 측 책임자를 한국으로 불러 국내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문회 결과에 따라 국정조사를 진행, 옥시 측을 더 강하게 압박하기로 했다.
우 의원은 “지금 영국에 간다면 옥시 측에서 책임 있는 사람 누구를 보낼지도 깜깜이고 성의 있는 협조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는 10월 4일까지 청문회 일정이 있으므로 옥시 측에 책임자를 한국으로 보내라고 요청하겠다. 청문회에서는 본사의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사과받겠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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