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를 앞두고 26일 오전 경기도 양평의 한 산책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유서에서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표지) 분량의 자필 유서를 통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고 그룹과 신 회장에 충성심을 표하며 이 같이 적었다.
이 부회장은 또 가족들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밝혔다.
유서에 검찰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나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활동을 보좌하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했다. 자금관리는 물론 그룹·계열사의 모든 경영 사항은 모두 이 부회장을 거친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런 이 부회장을 주요 수사 대상자 리스트에 올려놓고 각종 비리 단서를 수집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 했을 때 출국금지 조치됐으며, 검찰은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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