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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개인투자자 찾아 나서는 두 거인(이지스·미래)

미래에셋운용..19일부터 판매

공모 금액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

이지스, 설립 후 처음으로 부동산 공모펀드 11월 출시

부동산 공모 시장 활성화는 긍정적..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더 안정적인 상품 내놓아야

국내 부동산자산운용 시장 점유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부동산 공모 펀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닻을 올렸다. 기관투자자에 편중된 투자군을 개인투자자로까지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 5% 내외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개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개인들의 특성에 맞는 안정적인 상품을 꾸준하게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19일부터 판매.. 4년 반 만에 선보이는 공모 상품

공모 금액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 수요 충분하다고 판단

12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오는 19일부터 미국 댈라스에 위치한 ‘스테이트팜 오피스빌딩(사진)’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운용이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부동산 공모 펀드를 선보이는 것은 지난 2012년 2월 브라질 수도 상파울로에 위치한 ‘호샤베라 타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를 내놓은 이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래에셋은 대출을 제외한 전체 인수 자금 4,000억원 중 최대 3,000억원까지 개인을 대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애초 미래에셋은 지분(equity) 투자 금액 중 절반인 2,000억원을 개인으로부터 모집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개인들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공모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의 펀드 만기는 7년이며 연 기대수익률은 4~6% 수준이다. 최근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자산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오피스 빌딩 임대료도 상승한다. 때문에 금리 인상 시에는 고정된 임대료로 장기 계약을 맺은 자산일수록 불리하기 마련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회사인 스테이트팜이 미국 중부 지역 본부(headquarter)로 사용하고 있는 스테이트팜 오피스빌딩은 20년 장기 계약에도 매년 임대료가 2% 올라가는 구조이며, 주변 지역을 계속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자산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는 앞으로도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래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사모 형태로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바 있다. 또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의 입찰에 참여했던 미래는 공모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오는 19일부터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인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위치한 ‘스테이트팜 오피스빌딩’ 전경/사진=스테이트팜 홈페이지




업계 1위 이지스운용, 설립 후 처음으로 부동산 공모펀드 11월 출시

안정적인 임차인 확보한 ‘퍼시픽타워’투자자 모집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 시장 점유율 1위인 이지스운용은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 상품을 출시한다. 이번에 이지스가 준비하는 상품은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총 공모 규모는 1,900억원으로 오는 11월께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품의 특징은 공실률이 거의 없고, 임차인 구성이 다양해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퍼시픽타워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임차인의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다. 한 임차인이 나가더라도 공실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우려가 적다. 이 상품의 운용 기간은 7년이며, 목표수익률은 6.3%다.



이지스도 향후 공모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는 이를 위해 올 초 업계최초로 개인투자팀을 신설했다. 이지스를 설립한 김대영 대표는 지난해 서울경제신문에 기고한 칼럼(★본지 2015년 12월 7일자 38면)에서 노령층을 위한 생계형 투자상품으로 부동산 공모 펀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시 칼럼에서 “지난 15년간 자산운용사에 몸담아 오면서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다른 투자 상품보다 양호하다는 것으로 경험했으며, 실제 이지스가 지난 5년 간 만든 48개 부동산 펀드의 연평균 배당률이 6.4%”라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부동산 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활성화를 통해 노령층 빈곤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오는 11월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메리츠종금증권 등 10여개 금융사를 통해 판매할 예정인 서울 중구 순화동의 ‘퍼시픽타워’ 전경 /사진=서울경제DB


부동산 공모 시장 활성화는 긍정적..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더 안정적인 상품 내놓아야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공모형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등장하면 개인들도 기존의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성격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 5%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은퇴자들과 고령층에 적합한 상품으로 여겨진다. 실제 퇴직연금이 발달한 호주의 경우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츠, 부동산펀드 등 다양한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호주 출장에서 만난 닉 켈리 차터홀 투자유치 본부장은 당시 “호주의 경우 ‘슈퍼애뉴에이션(퇴직연금)’ 펀드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항상 이를 기초로 해서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부동산 공모 시장이 갑작스럽게 달아오르면서 너도 나도 공모 펀드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개인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증가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오피스 시장 침체 등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관들에 팔리지 않는 상품을 개인들에게 내놓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정보비대칭을 이용해 개인들에게 리스크가 큰 상품을 내놓는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들에게 내놓는 상품일수록 수익률은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기관에게 안 팔리는 리스크가 큰 상품을 개인에게 팔았다가는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하는 부동산 공모 펀드 시장이 제대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그룹으로서의 브랜드와 판매채널을 갖추고 있는 미래에셋운용과 그간 기관들을 대상으로 투자 및 운용 역량을 증명해 온 이지스운용이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하는 부동산 공모 펀드 시장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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