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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의 눈물’을 ‘에비앙의 환호’로 바꾼 메이저퀸

전인지, LPGA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전인지가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맞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한미일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올렸다. 이 중 메이저대회 우승만 7차례. 한국에서 데뷔 첫 승을 포함한 3승,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2승을 거뒀다. 전체 승수의 50% 이상을 코스가 까다롭고 상금이 큰 메이저 무대에서 쌓은 것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2승째를 거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체질’ 전인지의 진가는 유감없이 드러났다.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4번홀(파4)에서 전인지는 위기를 맞았다. 같은 조 2위 박성현(23·넵스)에게 버디를 맞고 까다로운 파 퍼트를 남긴 것. 전인지는 그러나 3타 차로 추격당할 위기에서 3m 거리의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앞서 3라운드에서는 9번홀(파5) 더블 보기로 흔들리는 듯했으나 11·13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5번홀(파5) 칩샷 이글로 벌떡 일어섰다.

전인지는 위기의 순간에 미소로 평정심을 되찾고 바로 다음 순간 만회하는 무서운 회복력으로 ‘신기록 우승’을 빚어냈다. 몸통이 이끄는 견고한 스윙과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습관도 거들었다. 나흘 연속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완성한 전인지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적어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사상 72홀 최소타·최다 언더파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1992년 벳시 킹(미국)의 267타다. 종전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11년 LPGA 챔피언십 쩡야니(대만) 등 4명이 세운 19언더파.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비교해도 전인지의 기록은 눈에 띈다. PGA 투어 메이저 72홀 최다 언더파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 때의 제이슨 데이(호주)와 올해 브리티시 오픈 당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기록한 20언더파다.

전인지는 ‘리우의 눈물’을 한 달 만에 ‘에비앙의 환호’로 바꿔놓았다.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한국 대표팀 멤버였던 그는 공동 13위로 마친 뒤 눈물을 쏟았다. “올림픽 팀원으로 참가한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큰 영광이었다. 올해 가장 큰 목표였는데 플레이하니까 너무 행복했다”면서도 “조금 더 잘해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쉽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전인지는 ‘메이저 전문가’로 당당히 돌아왔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KB국민은행)가 손가락 부상 재활로 이번 대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국은 6년 만의 LPGA 투어 메이저 무관 위기에 놓였으나 전인지가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박인비가 리우올림픽에서 2위를 5타 차로 멀찍이 따돌렸듯 전인지는 메이저대회 압승으로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띄웠다. 막판에는 추격자 박성현의 이글 성공에 박수를 쳐주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은 2011년부터 6년 연속 LPGA 투어에서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게 됐다.



전인지는 또 LPGA 투어 통산 2승을 모두 메이저 우승으로 채우면서 첫 승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역대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이 부문 첫 기록은 리우올림픽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998년 세웠다. 5월 LPGA 챔피언십 제패로 투어 첫 승을 올린 뒤 두 달 뒤 US 여자오픈을 접수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올해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전인지는 올해 16개 대회 출전 만에 LPGA 투어 통산 2승이자 정식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초반 4개 대회 연속 톱3 진입으로 첫 승을 재촉하다가 한동안 주춤했던 전인지는 올림픽 뒤 2개 대회에서 단독 3위, 공동 8위로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우승 가뭄을 씻어냈다. ‘우승까지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날려버린 것이다.

LPGA 투어 신인왕이 확정적인 전인지는 오는 29일에는 일본으로 날아가 일본 투어 메이저대회인 일본 여자오픈 2연패에 도전한다. 이어 국내 투어 메이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10월6~9일)에서 역시 2연패를 노린다.

한편 국내 1인자 박성현은 17언더파로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국내 투어 상금 약 12억1,300만원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쓴 그는 이번까지 6차례 출전한 LPGA 투어에서도 약 60만달러를 모았다. 이로써 박성현은 내년 시즌 LPGA 투어 정식 진출을 확정했다. LPGA 투어는 비회원이라도 상금랭킹 40위 안에 들 만큼의 상금을 벌면 다음 시즌 풀시드를 준다. 이 대회 출전 이전에 박성현은 이미 29위에 해당하는 상금을 벌어 이번주 10위권에만 들어도 남은 대회 다른 선수들의 결과와 관계없이 내년 미국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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