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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개입 파장]청와대, 언론 보도후 침묵 속 심야 긴급회의...여야 비판 쏟아지자 전격 결정

[공개사과까지 막전막후]

지난 24일 저녁.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 원고를 미리 받아 임의로 수정까지 한 증거가 나왔다는 JTBC의 보도가 나온 직후 청와대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주어진 일밖에 모르는 행정관급 근무자들에게서는 자신의 일터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은 때마침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 개시라는 초대형 반전 카드를 던진 날. 정국은 순식간에 개헌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듯했고 일부 성급한 언론은 내년 4월에 국민투표까지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 기사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JTBC 보도로 일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일전에 보인 자신감과는 대조적으로 이날은 그 어떤 공식·비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언론과의 소통창구인 홍보수석과 대변인 등 홍보수석실 고위 참모들은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소문으로는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이 긴급 심야회의를 벌였고 이날 밤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했다.

다음날인 25일 아침. 청와대 춘추관에 나타난 정연국 대변인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준비된 입장이 있느냐’ ‘유출된 것이 맞느냐’ ‘유출 경위는 뭐냐’ ‘연설문이 어떤 프로세스로 외부에 나갔느냐’ ‘박 대통령은 소식을 접하고 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정연국 대변인은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허둥대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다. 내각 총사퇴, 청와대 참모진 전면 개편은 물론 박 대통령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날 박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논의를 야당이 거부한 것은 물론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씨 문제에 한해서는 그 어디에도 청와대 편은 없었다.



코너에 몰린 박 대통령은 결국 취임 이후 첫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네이비 색깔의 재킷과 같은 색 정장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은 오후3시43분께 무거운 표정으로 청와대 브리핑룸에 들어서자마자 묵례를 한 뒤 가라앉은 목소리로 1분40초간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말미에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맹준호·나윤석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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