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내년 봄까지는 거래 위축과 호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시장은 금리 인상폭 등 여러 변수가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1·3 부동산대책’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현재의 분위기가 내년 1·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흐름을 바꿀 만한 호재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폭이 크고 정치 불안이 계속되는 등 악재가 더 심화할 경우에는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경착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 모니터링을 면밀히 해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주택 시장이나 분양 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약보합·침체 국면’에서도 일부 지역과 상품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침제·약보합은 언제까지>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 현재의 시장 위축이 주택 사이클상 위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11·3 대책’에 금융 규제 강화 등이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은 불확실성이 극도로 확대된 상태”라며 “연말 미국 금리 인상, 정국 불안 등으로 내년 1·4분기까지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내년 1·4분기의 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권의 금리 인상폭이 결정돼야 내년 하반기 전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단 지역별로 조정폭은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서울 지역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면서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을 지방과 다르게 서울의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하락세는 기본적으로 내년 봄 시장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봄 이후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다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정기 동안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급격하고 이후에는 등락세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입주물량·금리 인상 폭 등이 내년 2분기 이후 시장 좌우>
이런 가운데 내년에 국내 금리 인상 폭이 크고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여파가 나타날 경우 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의 침체 국면은 단기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특히 2017년과 2018년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도 “현재 상황은 11·3 대책만의 여파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에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 등 여러 규제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문제는 향후 시장을 반등시킬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예정대로라면 내년 대선 국면에서 지역 개발 공약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함 센터장은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4분기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지금보다 더한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시장은 자연스럽게 조정 국면을 맞는데 정부가 11·3 대책 등의 규제 정책을 내놓아서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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