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주재 한국대사관이 현지 우리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과 가족분들을 포함한 칠레 국민들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야기한 데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19일(현지시간) 공식 사과했다.
유지은 주칠레 대사는 이날 주재국 언론 등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 대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령에 따라 엄중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이며 칠레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며 “양국 간 양호한 관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칠레 대사는 이와 함께 현지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한 별도 사과문도 발표했다.
외교부는 20일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교관을 본국으로 소환했으며 본부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외교관은 귀국 전 칠레 현지 검찰에 1차 자료를 제출했다. 외교부는 앞으로 자체 내부 조사를 진행하면서 현지 사법당국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외교관은 현지에서 문화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과 11월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 가운데 두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의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는 함정 취재를 벌였고 해당 외교관의 성추행이 의심되는 장면을 포착, 최근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지침에 따라 형사고발을 포함한 제반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러한 중대한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며 개인의 일탈일지 또는 조직의 관리·감독 문제인지도 철저하게 조사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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