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측 "삼성 16억원 후원금 강요·3억여원 횡령 인정"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37)씨가 삼성을 압박해 16억원대 후원금을 받아내고 본인이 운영하는 영재센터 법인자금 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29일 첫 재판에서 모두 인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장씨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강요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이라 출석하지 않았다.

장씨는 최씨, 김 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 2,800만원을 후원하게 압박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로 기소된 바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에도 압력을 넣어 2억원의 후원금을 받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인은 다만 “증거를 미리 본 느낌으로는 강요에 의해 후원금을냈는지 변호인으로서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장씨가 영재센터 법인자금 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 보조금 7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장씨는 지난 7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동행명령장을 받고 뒤늦게 출석해 “영재센터 설립은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이모님이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와 계획서를 만들어 김 전 차관에게 냈다”고 최씨에게 책임을 미뤘다. 삼성에서 16억원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인재를 육성하는 데 썼다”고 주장했다.

/강신우PD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