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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최순실 대반격. 목표는 '판깨기'…헌재·특검 정당성 부정 나설 듯

朴 인터뷰, 崔 절규 등 하나의 시나리오

朴은 헌재, 崔는 특검 근본부터 흔들기 시도

동시에 보수층 자극해 탄핵반대 집회 확대 노려

'재산지키기' 차원서 '경제공동체' 강력 부인 분석도

靑 전·현직 간부 조언 아래 총괄 시나리오 작성된 듯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tv’ 운영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규재tv 제공




‘정신적 충격’, ‘강압 수사’ 등의 사유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6차례나 응하지 않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25일 오전 체포영장이 집행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출두하며 소리치고 있다. /송은석기자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총공세 시나리오 분석

목표 헌재 심판·특검 수사 근본 흔들어 ‘판 깨기’. 탄핵심판 지연
일각선 ‘재산지키기’도 중요 목표라고 분석
설 전 실행한 전략 박 대통령 정규재TV 인터뷰
최순실 씨 기자들 앞 ‘강압 수사’ 절규
최순실 씨 측 변호사 ‘인권유린’ 주장
예상되는 후속 조치 헌재 불공정성 문제삼아 대통령측 대리인단 총사퇴
‘9인체제 결정돼야’ 논거로 “박한철 헌재소장 후임 필요” 주장
박 대통령, 특검 강압 문제삼아 수사 거부 또는 공정성 시비
보조전략 보수층 자극해 탄핵반대 집회 확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일제히 총공세에 나서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 기획자는 누구이며 다음 수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헌법재판소 심판과 특검 수사를 근본부터 흔들어 판을 깨겠다는 게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의 목표인 것으로 보이며 계속해서 후속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6일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날 인터넷 TV 인터뷰와 최 씨의 기자들 앞 절규, 이날 이어진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의 ‘특검 인권유린’ 문제 제기 등을 하나의 시나리오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마저도 박 대통령 인터뷰에 대해 “특검 수사나 헌재의 결정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모양새가 썩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5~26일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이 벌인 일련의 반격을 보면 ‘판 깨기’ 의도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우선 박 대통령 탄핵심판 법률 대리인단이 25일 헌재의 불공정성을 문제삼아 ‘중대결심’을 언급하며 전원 사퇴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은 단순 지연 전략이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헌재 심판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사립대 교수는 “대리인단이 헌재 심판에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총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 측의 다음 수일 경우 당장 심판 일정에 차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이 벌어져 헌재 결정이 예측할 수 없이 느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박 대통령 측의 다음 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헌재 심판은 9인 체제에서 나와야만 정당하므로 황 대행이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황 대행에게 임명 자격이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게 되고 만에 하나 황 대행이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국회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 씨 역시 마찬가지다. 6차례 소환에 불응하다 강제로 특검에 불려 나와 강압 수사에 따른 인권 유린을 부르짖으며 특검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역시 의도된 판 깨기 작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특히 최 씨의 자백 강압 주장을 잘 봐야 한다”면서 “이는 박 대통령이 향후 특검 수사를 거부하거나 수사를 받은 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기초 공사를 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 측의 반격 전략 중 또 하나의 축이 보수층 자극을 통한 집회 유도라고 보고 있다. 보수층이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면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의 반격이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인터넷TV 인터뷰에서 “태극기 집회에 촛불 시위의 두 배가 넘는 참가자가 나와서 자유민주체제와 법치 수호를 외쳐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화는 탄핵반대 집회 확대를 위한 명백한 ‘자극’이라는 게 야권의 판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반격을 결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과 최 씨 모두 이번 반격에서 ‘경제공동체’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만약 최 씨 재산 중 일부가 박 대통령의 몫이거나 차명 재산이라면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재산 형성 과정에 은닉·탈세 등 불법적인 과정이 있었다면 재산 환수나 대규모 과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일제히 경제공동체 의혹을 부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최 씨 일가에 자신의 재산을 차명으로 맡겨놓았다는 의혹은 이미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 쪽에서 제기한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일련의 반격을 총괄 설계한 주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전·현직 청와대 간부들의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청와대의 조언이 없이는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을 총괄해 시나리오를 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보수단체 집회 확대를 유도하는 듯한 박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은 어버이연합 등의 집회를 지원하던 청와대의 지난 행적과 몹시 흡사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는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이 헌재와 특검 흠집내기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국면을 예단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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