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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비판에도 개의치 않는 '마이웨이' 트럼프

규제 1건 도입때마다 2건 폐지

'원 인, 투 아웃' 행정명령 서명

"정책 효과 의문" 지적에도 강행

F-35 비용감축은 자화자찬

규제완화·기업압박 이율배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웨이’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빗발치고 있음에도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미국 사회와 정치가 사분오열된 가운데서도 그는 핵심 경제공약인 규제 완화와 기업 압박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신규 규제 1건이 도입될 때마다 기존 규제 2건을 폐지하는 내용의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규제가 이미 17개의 다른 형태로 도입돼 있을 정도”라며 “정부가 원하는 규제가 있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측면에서 가장 큰 조치가 될 것”이라며 “소기업과 대기업 모두를 위해 규제를 엄청나게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명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규제 완화의 수혜자로 지목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유사한 정책이 시행된 영국·캐나다의 경험에 비춰볼 때 단순히 폐지되는 정책의 수가 아닌 규제로 발생하는 비용의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행정명령에는 연방정부가 규제 도입 및 폐지로 발생하는 비용을 계산해 총비용을 관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 역시 논란을 부르기는 마찬가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및 아프리카 7개국 국민의 입국을 막은 조치로 전 세계적인 비판에 직면한 상태에서 또 다른 행정명령을 내놓았다면서 여론에 신경 쓰지 않는 그의 태도를 지적했다.

정책 효과를 두고 여전히 평가가 엇갈리고 있음에도 졸속으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WP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환경보호청(EPA) 등 규제를 입안하는 대표적 부서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비영리기구인 참여과학자모임의 켄 킴멜 회장은 “미 상원이 EPA에 수질과 대기질 중 하나만 고르라고 선택을 강요한 적이 있느냐”며 “이번 행정명령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톰 맥개리티 텍사스주립대 법학과 교수는 “큰 정책 외에도 모든 규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영국에 있었던 유사한 (논쟁의) 거울이 미국으로 옮겨졌다”고 평가했다. 이미 영국은 지난 2005년 규제비용 감축정책을 도입한 후 이를 ‘원 인, 투 아웃’ ‘원 인, 스리 아웃’까지 발전시켰음에도 여전히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원 인, 투아웃’ 정책을 처음 도입했던 2012년 당시 보수성향 일간지 텔레그래프조차 부처 간 불협화음에 따른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각 정부 부처가 어떤 규제를 없애야 할지를 놓고 상호충돌하는 일도 잦아졌으며 정부의 손발이 묶이고 있다는 불만도 빗발쳤다. 영국 정부는 2005년 후 5년간 35억파운드(약 5조950억원)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던 F-35기의 비용감축에 성공한 것 역시 규제 완화를 외치며 기업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35 프로그램의 비용을 6억달러(약 6,970억원) 낮췄다”며 이는 “위대한 성취”라고 자평했다. 그는 당선 이후 경쟁사인 보잉에 대체전투기 개발을 요청하는 등 록히드마틴의 가격 인하를 끈질기게 압박해왔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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