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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아는 형님' 하차의 아이콘 김영철, 그의 '노잼' 캐릭터가 밉지 않은 이유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입방정”이라는 김영철의 말이 또 한 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아는 형님’에 출연 중인 김영철은 무심결에 뱉은 시청률 공약 때문에 고용안정에 빨간불이 켜지는 상황을 겪었다.

김영철이 이토록 불안에 떨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은 ‘아는 형님’에서 김희철이 제안한 하차 공약이 김영철이 ‘오케이’라고 대답하면서 시작됐다. 작년 김영철은 ‘아는 형님’ 시청률 3% 달성 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머지않아 시청률 3%가 현실이 되었다.

/사진=JTBC




당시 김영철은 하차한지 5분 만에 얼굴에 점을 붙이고 다시 등장해 “김영철이라고 불러도 좋다. 전학생으로 받아줘”라고 말하며 예능답게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이에 김희철은 “시청률 5%가 넘으면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해라”고 제안했고 당장의 복귀에 눈이 먼(?) 김영철은 이를 수락했다.

그 이후부터 ‘아는 형님’의 시청률이 3~4%대를 유지하며 인기행진을 이어가자 김영철의 하차 공약은 프로그램 속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며 웃음을 유발했다. 정말 시청률이 5%를 돌파할까 전전긍긍하는 김영철의 모습을 놀리는가하면, 대책회의까지 열어 에피소드를 끌어내기도 했다. 실제 방송에서는 하차하기에 그동안 쌓아놓은 캐릭터가 아깝다는 김영철에게 “그동안 쌓아놓은 캐릭터가 뭐가 있냐 똥 쌌냐”고 호통치는 강호동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그 가운데 시청률이 정말 5%를 돌파하고야 말았다. 지난 달 14일 방송분이 최고 시청률 6%(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넘었기 때문. 결국 김영철은 지난 21일 방송분에서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용서를 해주면 똥이라도 싸겠다”며 하차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이 ‘공약은 지켜야 한다’고 그의 하차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외 대다수는 김영철의 잔류를 지지했다.

사실, 김영철이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아는 형님’에서 김영철은 ‘노잼(NO 재미, 재미가 없다는 뜻)’으로 불리며 개성 넘치는 멤버들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사골 우려내듯 등장하는 개인기가 식상하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무리수를 던진다’ 등의 지적 속에 비호감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더불어 자신의 분량을 걱정하는 매회 게스트들에게 외면 받는 일도 다반사였다. 말 그대로 웃겨야 하는 예능에서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김영철은 ‘존재감이 없는 것’ 자체를 자신의 캐릭터로 고착화시켰다. 이는 ‘아는 형님’ 제작발표회 당시 “다른 출연자들이 다 무시한다. 왜 이렇게 다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놀림을 당하긴 하지만 방송가에 ‘욕받이 무녀’ 같은 캐릭터가 없으니 관심을 받더라”고 밝힌 김영철의 답변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진=JTBC


그렇다면 김희철, 민경훈 등 다른 멤버들만큼 눈에 띄지 않는 ‘노잼’ 캐릭터 김영철이 ‘아는 형님’에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중심’ 혹은 ‘균형’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빵빵 터지는 ‘빅 웃음’을 유발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김영철은 그들의 톡톡 튀는 개성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서로의 강한 개성만 주장하다보면 당장은 주목 받을 수 있지만 금세 싫증을 내거나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김영철은 이 가운데 상대방의 비난과 놀림을 ‘짠내’나게 감수하며 프로그램의 균형을 잡는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음식과 음식 사이에 입을 헹궈주는 물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그 자체로는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그 물이야말로 다음 음식을 본연의 맛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는 형님’ 연출을 맡은 최창수PD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영철 캐릭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사람들이 방송 캐릭터를 보고 ‘노잼’이라고 하지만 조직 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김영철은 성실하고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며 “그는 최근 들어서 부쩍 재미있다. 뭔가 아직 발굴해내 내지 않은 유물 같은 존재다. 앞으로 엄청난 활약을 할 것이다.”고 그를 칭찬하기도 했다.

한편, 김영철은 ‘하차’를 제외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청자들에게 ‘하차 공약’에 대한 용서를 구할 예정이다. 개그부터 출연료 기부까지 공약 이행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진정성 있게 용서를 구하는 김영철의 모습에서 신선한 웃음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 잔류를 위한 김영철의 고군분투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0분 JTBC ‘아는 형님’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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