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주 말 김일성 생일(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대거 선보였다. 우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가 6종이나 등장했다. 전략군에 가렸지만 일반 전력 증강도 주목된다. 지대공 미사일과 함대함 미사일, 개량형 전차, 복합형 소총, 100발들이 원통형 탄창, 신형 대전차 무기 등이 대거 나왔다. 한마디로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무력을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목표를 십분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관심을 모았던 ‘전략무기’는 모두 7종이 나왔다. 이 가운데 6종이 신형이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6대)을 제외하면 6종의 전략무기 미사일 또는 이동형 발사대가 새로운 것이다. 대륙간탄도탄으로 추정되는 대형 미사일만 2종(모두 8발)이 새로 식별됐다. KN-08 탄도미사일(4발)도 개량되고 발사대 역시 무수단 발사 차량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북극성 2형을 발사하면서 2대가 처음 선보였던 보기륜 8개짜리 궤도형 발사 차량도 이번에 6대나 공개됐다. 이미 양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스커드 개량형(6발)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은 앞부분에 작은 귀날개를 새로 단 게 특징이다. 정밀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일러에 실려 나온 ‘북극성’이 6기라는 점도 주목할 대상이다. 양산 단계라는 얘기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을 단 한 발 탑재할 수 있는 신포급 잠수함이 한 척뿐인데도 이 미사일을 양산하고 있다면 동급 잠수함이나 확대형을 추가 건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꺼번에 등장한 전략무기에 가렸지만 일반 전력도 크게 보강됐다. 4연장 대함미사일 발사 차량(6대)과 휴대용 지대공미사일(SA-16) 8연장 발사관을 탑재한 대공장갑차(9대)도 처음 선보였다. 여기에 러시아의 BM-21을 모방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122㎜ 40연장 방사포(9대)와 240㎜ 22연장 방사포(6대)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군호 전차(8대)와 폭풍호 전차(9대)도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 개량형이 나왔다.
개인화기와 장구류의 변화도 눈에 띈다. 우리 군이 도입했다 각종 사고로 보류 중인 복합소총으로 무장한 부대가 처음 나타났다. 생김새가 우리 군이 개발한 K-11 복합소총과 닮은꼴이다. 중국제 복합소총을 모방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신형 헬멧과 고글, 야시경 장비로 무장한 특수부대도 등장했다. 특수부대 병사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호위병사들이 갖고 있던 100발들이 원통형 탄창(Helical Magazine)으로 무장해 눈길을 끌었다. 보병들이 휴대한 발사관(대전차무기)도 전차 상부에서 폭발하는 탠덤 탄두를 장착한 신형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국방 부문 전반을 전체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는 제한된 예산으로 핵과 장거리 투사무기에 ‘선택과 집중’하고 있다는 통념과 다른 것이다. 전략 부분뿐 아니라 일반 부대와 화력, 장비 개선은 물론 병사 개개인의 총기류와 개인 장구류까지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도 현대화에 들어선 셈이다. 여기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 군이 바빠지게 생겼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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