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12시가 다 되어갑니다. 현관 전자키 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구두 벗는 소리도 들립니다. 하루 종일 쌓인 피로로 축 늘어진 심상정 후보가 들어옵니다. 많이 늦었지만, 여전히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저와 아들에게 한두 마디 인사를 던지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불과 몇 시간 후, 심 후보의 하루는 다시 시작됩니다.
근본적인 질문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심 후보는 왜 이 힘든 정치를 할까요? 그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철학과 신념이 뚜렷한 사람입니다. ‘멋진 여대생’이었던 젊은 심상정은 1970~1980년대 노동자의 현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과 더불어 실천하려고 ‘봉제 노동자’가 됐습니다. 그로부터 노조활동, 구로동맹파업, 9년간의 수배생활, 1987년 노동자대투쟁 지원활동, 전노협·금속노조·민주노총 건설 등 25년에 이르는 노동운동 한 길을 달려왔고, 2004년 17대 국회에 진보정당 비례대표 1번 국회의원으로 입성하면서 진보정치 13년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세월 속에서, 그 삶 속에서 그녀만의 단단한 철학과 신념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삶을 사는 동안 늘 시대정신과 시대적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았고, 그 한복판에서 실천해왔습니다.
그녀의 단단한 철학과 신념, 그리고 투철한 실천은 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에 기반합니다. 1970~1980년대의 한국은 산업화, 조국근대화가 강조되는 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억압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심 후보는 당시 다수 민중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주저 없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운동에 투신하여 민주화 운동 대열에 참여했습니다.
심 후보는 노동 문제를 포함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그 실질적 해결의 길은 결국 정치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각 세력의 이해관계가 실질적으로 결정되는 과정이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며 그 정권의 성격은 과연 어떠한가?’ 그녀가 보기에 기성정당은 우리 사회의 핵심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다수대중의 편에 선 진보정당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심 후보는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원내에 들어간 후에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 앞장섰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내놓았습니다. 그녀는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고, 이는 최우수 의원상 수상, 언론·시민단체의 좋은 평가, 보수에 속한 정치인·관료의 인정 등으로 입증됐습니다. 2004년 이후 13년간의 진보정치 활동에서 심 후보는 자신의 철학을 말에 담아내는 능력, 정권과 삼성 등 경제권력의 불의에 맞서 싸워 문제를 해결해내는 능력 등을 보여주면서 경륜 있는 정치인이 됐습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노회찬 의원과 더불어 정의당을 대표하는 진보정치 지도자로 성장했습니다.
심 후보는 ‘철의 여인’으로 상징되는 그녀의 강직하고 단단한 모습에 가려진,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평소 재치 있고 쾌활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아이와 동물을 좋아합니다. 최근에 많은 국민들께서 심 후보에게 붙여주신 별명인 ‘심블리’ ‘2초 김고은’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 등은 그녀의 푸근한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을 알아봐 주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성 정치인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촛불이 만들어낸 조기 대선. 이번 대선은 촛불 민심을 실행할 후보를 뽑는 선거입니다. 이를 거스르거나 왜곡하는 후보는 차기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습니다. 촛불 민심의 요구를 가장 잘 수행할 대통령은 ‘내 삶을 바꿀 대통령’ ‘과감한 개혁’ ‘노동이 당당한 나라’의 심상정 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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