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집권에 성공하면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일거에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바른정당에서 제 살길을 도모하기 위해 탈당하는 의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6일 홍 후보의 특별 지시에 따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3명의 일괄 복당을 이미 결정한 바 있다.
홍 후보의 당선에 따라 바른정당 의원들이 추가 탈당할 경우 개혁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 1월 창당한 바른정당은 유승민계 일부 의원들만 남기고 사실상 공중분해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회오리는 한국당 내부에도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한국당 의원들이 홍준표 신임 대통령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를 하면서 주류인 ‘홍준표계’와 비주류인 ‘비홍(비홍준표)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 핵심들이 다시 세력을 형성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홍 후보가 단행한 특별 조치의 일환으로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친박 실세들은 당원권 정지가 이미 해제된 상태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홍 후보가 20% 안팎의 득표율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경우에도 상당 부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야권의 정계개편도 불가피해진다.
우선 전임 대통령 탄핵 이후 잡은 절호의 정권교체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림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거센 책임론이 제기되고 결국 격렬한 내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야권 안팎에서 통합론이 부상하면서 두 정당은 약 1년 반 만에 다시 한 지붕 안에 살림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사실상 진보정당을 제외하면 정치권이 과거의 양당 체제로 회귀하게 되는 것”이라며 “물밑에서 진행 중이던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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