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에 따르면 중국석유화학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지난 4월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는 2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1%가 늘었다. 5월에 89억 달러의 회사채가 발행된 것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69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의 회사채 발행액(980억 달러)과 비교하면 7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9조 달러에 이르는 위안화 채권 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 들어 특히 급증하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향후 차입 비용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국내 대출 길이 막힌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차입은 정부가 올해 여신을 규제하면서 국내의 차입비용이 높아진 이래 급격하게 늘었다. 당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 압력을 완화할 목적으로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한 것도 이에 한몫했다.
싱가포르의 크루셜 퍼스펙티브의 코린 핑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항공기나 선박을 도입하는 항공사와 해운회사들이 해외 차입 비용 증가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핑 CEO는 중국 주요 항공사의 경우, 평균 차입비용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순익이 5~10% 줄어들 수 있으며 해운사는 이보다 큰 15~30%의 순익 감소를 맞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이난항공이 지난달 19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대 150억 위안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9대의 보잉 여객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모기업인 HNA그룹도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계속하고 있어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을 맞을지도 모른다. HNA그룹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발표했거나 완료한 해외 기업 M&A는 300억 달러를 넘는다.
핑 CEO는 중국의 항공기와 선박 리스 업체들이 신용등급 강등으로 차입 비용이 늘어난다면 리스료를 올림으로써 항공사와 해운회사들이 부담을 전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한 관계자도 “국유 기업들과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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