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는 오는 9월 초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향한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015년 6월 2차 예선으로 출발한 2년3개월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하필 최종예선의 마지막 상대가 본선 직행 티켓 한 장을 다투는 우즈베키스탄인데다 껄끄러운 원정경기다. 이번 카타르 원정을 그르치면 우즈베키스탄전의 성격은 부담 백배인 ‘단두대 매치’로 변한다.
마지막 경기를 여유롭게 치르느냐, 마지막까지 사투를 벌이느냐는 오는 14일 오전4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에 달렸다. 4승1무2패(승점 13)로 이란(승점 17)에 이은 A조 2위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에 1점 차로 쫓기는 한국으로서는 내줄 수 없는 경기다. 8월31일 이란과의 홈경기와 9월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 모두 승점을 쌓기가 만만치 않은 경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조 3위로 밀린다면 B조 3위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북중미 4위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마저 통과해야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룰 수 있다.
슈틸리케호는 8일 한 수 아래의 이라크와 치른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상황. 유효슈팅 ‘0’의 충격 속에 ‘리우 듀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발끝에 쏠리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둘은 1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강호 독일과의 조별리그(3대3 무)에서 황희찬은 선제골, 손흥민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둘은 12일 남다른 각오를 밝히며 필승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이라크전을 돌아보며 “(유효슈팅 0개는) 공격수들이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다. 저도 그 부분에 책임이 크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어려운 경기를 하더라도 공격수는 항상 위협적인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자책했다. 그는 “예방접종을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막내’ 황희찬도 “훈련과 경기, 이동하는 동안 형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 굉장히 좋았다. 다 같이 얘기하면서 반성도 했다”면서 “제가 잘한다고 평가받는 저돌적인 돌파나 수비 가담 등을 통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한편 카타르의 간판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알라이안)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소리아는 지난해 10월 한국 원정(2대3 카타르 패)에서 1골을 넣고 페널티킥도 얻어냈다. 소리아는 빠졌지만 한국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던 하산 알하이도스(알사드)가 건재하다. 호드리구 타바타(알라이안), 무함마드 카술라(알사드), 아크람 아피프(스포르팅 히혼)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도 여럿이다. 카타르는 A조 최하위(1승1무5패·승점 4)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8위(한국은 43위)에 불과하지만 최종예선 3골 중 2골을 한국 골문에 넣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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