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며 특정인 좌천인사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대면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재판에 유 전 장관과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감독을 증인으로 부른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 장관으로 취임했으나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2014년 7월 면직됐다. 그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이라며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과장을 인사 조처하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올해 1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후) 수첩을 들여다보더니 두 사람 이름을 정확하게 거론하면서 ‘나쁜 사람’이라는 지적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두 사람에 대한 좌천성 인사 조처를 내린 배경에 최씨의 요청이 있었다고 보고, 유 전 장관을 상대로 구체적인 지시 내용을 캐물을 전망이다.
검찰은 최씨가 청와대에 ‘대한승마협회나 승마계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라’는 요구를 했고,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이 승마협회 감사에 나섰다고 본다. 이후 청와대에 보고된 감사 보고서에 최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담겨있자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유 전 장관에게 인사 조처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또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은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은 제외하고 삼성 뇌물 혐의에 한정해서만 신문이 이뤄진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