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및 인사 개입 등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섰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유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에 올랐다가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2014년 7월 면직됐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장관은 현 정부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된 노태강 전 체육국장이 과거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는 노태강 국장이 문제가 많은 공무원이라 변명했다”며 “실제 노태강이란 사람은 저희 부에서 다면평가 결과 최상의 성적을 받은 사람”이라 진술했다. 이어 “그는 상사뿐 아니라 부하 직원들도 모두 좋아하고 그 능력에 대해선 동료들도 모두 인정한다”며 “노태강을 쫓아내기 위해 그런 얘길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며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노 국장이 울면서 ‘저를 징계하지 않으면 부처에 큰일이 난다’며 ‘징계하는 모양을 갖춰달라’고 했다”며 “할 수 없이 한 달간 직무정지 상태로 놔두고 박물관으로 그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노태강 국장을 두고 부정부패 얘길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란 걸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이 증언하는 내내 그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하거나 시선을 책상으로 고정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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