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40여분간 진행된 지난해 독대 상황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독대 도중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불러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지요”라고 물었고 안 전 수석으로부터 “111억원을 출연했다”는 답을 듣자 “향후에도 두 재단이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는 게 최 회장의 증언이다. 최 회장은 또 검찰이 “대통령이 ‘가이드러너’는 좋은 사업인데 작은 기업은 힘들고 SK 같은 대기업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독대 자리에서 워커힐호텔 면세점 선정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같은 사업 현안을 잘 풀어달라는 뜻의 말을 박 전 대통령에게 한 사실도 인정했다. 최 회장은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가석방 문제도 완곡하게 꺼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별 반응이 없어 더 이상 말을 못한 점도 인정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2015년 8월 최 회장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을 비판하는 서신을 보낸 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또 최씨가 남부구치소에서 두 차례 변호인의 휴대폰을 작동했다가 적발됐다고 밝히면서 재판부에 경고를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처음으로 안경을 써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구치소에서 안경을 쓰고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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