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과 인사 검증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각 정당 지도부는 25일 오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67주년 기념식’에서도 서먹하고 냉랭한 분위기만 연출했다.
이날 행사 시작 전 마주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살얼음판과 같은 정국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듯 간단한 악수만 나눈 뒤 각자 자리에 앉아 한마디도 말을 섞지 않는 모습이었다.
뒤이어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입장해 우 원내대표, 정 원내대표와 인사를 했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정 원내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이 낮은 목소리로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만 잠시 포착됐다.
대신 여야 지도부는 장외에서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정 원내대표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라 예산을 심사할 때는 여야가 협의해서 원만하게 풀어야 하고 특히 협치의 정신이 기대되는 마당에 일방적 추진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생각해보면 이건 결국 청문회라는 것 때문에 이상하게 꼬여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국을 헤쳐나갈 방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찾아봐야죠”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야권은 이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논평에서 “우왕좌왕하는 대북메시지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정부의 발언은 대북관계와 외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한민국이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대북정책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당도 “정부는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정체불명의 ‘달빛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며 “온 국민이 철저한 안보관으로 하나 돼 굳건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대북 억지력 강화에 노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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