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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엽기적인 그녀’ 종영…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제목의 의미’

제목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원작이 주는 재미도, 자신만의 특색도 살리지 못한 아쉬운 뒷맛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1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최종회는 ‘악의 축’인 정기준(정웅인 분)이 몰락하고, 폐비 한씨(이경화 분)의 억울함을 푼 혜명공주(오연서 분)와 견우(주원 분)가 재회하는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사진=‘엽기적인 그녀’ 캡처




앞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역모를 계획했던 정기준의 앞에 귀면탈이 등장해 이를 막았다. 정기준에 의해 가면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귀면탈의 정체는 추성대군의 동생 춘풍(심형탁 분)이었다. 정기준이 그를 처단하려는 순간 또 다른 귀면탈이 등장해 정기준을 막았다 .두 번째 귀면탈의 정체는 견우였다.

견우가 정기준과 다투는 사이 휘종(손창민 분) 역시 강준영(이정신 분) 또한 함께 등장했다. 정기준은 “개돼지 같은 무지렁이 백성들을 위해 선대부터 자신까지 스스로 오물이 되고자 했다”며 항변했고, 이에 휘종은 “그들이 바로 조선이다”고 일갈했다.

정기준은 견우의 손에 최후를 맞이했다. 그가 사라지자 모든 일당들은 일망타진됐다. 모든 것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혜명공주는 꿈에 그리던 어머니 폐비 한씨를 만나게 됐다. 혜명은 한씨에게 궁궐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그는 혼란을 느낄 원자를 걱정하며 이를 부인햇다. 대신 한씨는 견우가 자신을 위해 크게 애썼다고 혜명에게 전하면서 이들의 오작교가 돼 주었다.

서로를 그리워하던 견우와 혜명은 다시 만나게 됐다. 모든 것이 정리가 된 만큼 결혼식만 남은 이들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았다. 혜민서에서 봉사하면서 혜명이 본격적인 의술을 배우고자, 견우의 프러포즈를 뒤로하고 청나라로 유학을 간 것이다. 혜명의 청나라 유학으로 1년간 떨어져 지냈던 이들은 다시 만난 뒤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엽기적인 그녀’ 배우들의 연기는 무척이나 탁월했다. 현재 군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주원은 작품으로 대중과 계속 만나면서 제일 먼저 빈자리를 느낄 겨를이 없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의심할 나위 없는 탄탄한 주원의 연기력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높여주었다. ‘엽기적인 그녀’였던 오연서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이 한 뼘 더 성장했음을 알렸다. 주원과 오연서의 연기호흡은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러워져 갔으며, 케미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사진=‘엽기적인 그녀’ 캡처




문제는 제목이었다. 해피엔딩을 알린 ‘엽기적인 그녀’였지만, 정작 작품 자체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단순히 시청률이 높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토리의 흐름이 단순하면서도 뻔하게 진행되는 양상이 있었지만, 드라마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분명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는 분명하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바로 제목에 있었다. 이제는 한국영화의 클래식이 돼 버린 ‘엽기적인 그녀’ 제목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드라마를 보기 전부터 생겨버린 드라마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기대치가 높아졌던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제작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오진석 PD는 드라마의 근원이 되는 제목 그대로를 가져온 이유에 대해 “‘엽기적인 그녀’라는 작품을 토대로 접근을 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이 무색하게, 드라마는 영화와 제목과, 중간에 나오는 캐논 연주, 그리고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 견우라는 것만 빼면 원작과 닮은 곳이 하나도 없었다. 엽기적인 그녀가 돼야 했을 혜명은 지나치게 얌전했으며, 영화 속 평범한 남자의 표본이었던 견우와 달리, 드라마 속 견우는 지나치게 완벽한 도시 남자로 변신하면서 더욱 더 원작과의 거리를 벌렸다.

원작과 달라도 너무 다른 ‘엽기적인 그녀’는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왜 제목을 ‘엽기적인 그녀’로 해야 했는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했고, 이는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원작 여부를 떠나 극 자체 놓고 봤을 때도, 궁중암투를 중심 사건으로 다룬 드라마는 ‘엽기적인 그녀’라는 제목은 쉽사리 어울리지 못했다.

제목 외에는 모든 것들이 마냥 나쁘지 않았던 ‘엽기적인 그녀’였지만, 결국 한 가지 큰 아쉬움이 극의 전체 분위기를 관통하고 말았다. ‘엽기적인 그녀’는 마지막까지 “왜 ‘엽기적인 그녀’여만 했을까”에 대한 답변을 안방극장에 주지 못한 채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한편 ‘엽기적인 그녀’ 후속으로 배우 유준상, 문성근, 남궁민, 엄지원, 전혜빈 주연의 드라마 ‘조작’이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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