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우리나라 국민 중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가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국내산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위해 평가를 한 결과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부 자문가로 위해 평가에 참여한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독성학회 회장)는 “평가 결과가 오염된 달걀을 계속 먹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후 “문제가 된 계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 중 계란을 하루 2~3개 먹는 상위 2.5% 극단섭취자가 피프로닐이 최대로 검출된 계란(0.0763ppm)을 섭취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위험한계값(100%를 넘을 경우 위험)이 2.39~8.54% 수준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았다. 이는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 동안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괜찮고,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의미다. 또 극단섭취자가 비펜트린이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먹는다고 가정해도 위험한계값이 7.66~27.41% 수준이며, 피리다벤 또한 위험한계값이 0.05~0.18% 수준이라 건강에 위험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권 교수는 “임산부에 미치는 추가 위해에 관해 정확한 보고는 없지만 피프로닐과 비펜트린·피리다벤의 경우 급성 독성이 일어났을 때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는 생식 독성과는 관련이 없다”며 “임산부도 안심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평가단은 뒤늦게 검출된 농약 DDT에 대해서도 “기준치 이하인 만큼 실질적 위험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또 이번 추적조사를 통해 유통단계에서 발견된 451만여개 계란과 농가로 반품된 243만개를 폐기했다. 대형 식품제조업체와 학교급식소 등으로 납품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량은 문제가 된 농가에서 유통된 양의 약 15~20% 수준으로 추정된다. 식약처는 “농가에서 소매점이나 공장 등으로 곧장 유통돼 반품된 계란이나 소비자가 이미 소비한 계란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치와 조치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식품 당국과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지속적으로 회수·폐기 조치를 진행 중인 만큼 문제 계란의 회수·압류·폐기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추가 조사에 따라 밝혀진 3개 농장에 대한 추적조사를 완료해 3~5일 이내 발표할 계획이다. 하나의 농장에서 여러 표기가 나와 소비자의 혼란을 일으켰던 난각 표기도 생산농장을 기준으로 단일화할 것을 약속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