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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용으로 풀어낸 인간의 본질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내달 15일부터 한달간

'줄리어스 시저'등 17개작품 공연

2017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작이자 루마니아의 거장 실비우 푸카레트의 정치 심리극 ‘줄리어스 시저’ /사진제공=SPAF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간의 본질 탐구, 인간성 회복은 연극, 무용 등 무대예술의 주된 과제였다. 많은 작품들이 과거 인간의 발자취를 통해 삶의 의미와 본질,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구한다. 다음 달 15일부터 한달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과거에서 묻다(Circle of human…Bring the past)’를 주제로 열리는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역시 인간의 본질을 묻는 국내외 주요 작품을 한 자리에 총망라,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SPAF는 국내외의 연극·무용 작품을 소개하고 전 세계 공연 예술계의 동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행사로, 올해는 7개국의 17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 초청작 9편 가운데 개막작으로 선정된 연극 ‘줄리어스 시저’는 역사를 되짚으며 인간성의 회복을 이야기는 작품으로 올해 SPAF의 주제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루마니아 출신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연출가 실비우 푸카레트가 재해석한 셰익스피어 최고의 정치 심리극으로 시저와 브루투스를 둘러싼 로마 공화정의 암투극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 예술감독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의 신작 ‘위대한 조련사’ /사진제공=SPAF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하며 평단의 찬사를 받은 ‘위대한 조련사’는 이번 축제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은 디미트리 파파이오아누와 SPAF가 공동제작한 복합장르극으로 10명의 출연자가 몸의 결합을 통해 예술사와 인류 역사를 가로지르는 미술적 형상들을 무대 위에서 구현하며 ‘인간성 탐색’이라는 주제로 다가간다. 프랑스 매체 리베라시옹은 이 작품을 두고 “신비로움과 마성의 수수께끼를 오가는 몽환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 작품 가운데선 손숙, 이호재, 예수정, 하성광, 김소희, 손상규 등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1인 즉흥극 형식으로 선보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기대작으로 꼽힌다. 각각의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밀봉된 대본을 받고 리허설이나 연출 없이 즉흥적으로 연기한다. 이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판푸어는 전쟁에 반대하며 군 입대를 거부, 출입국 자유를 박탈당했고 이란에만 머물며 작품 활동을 펼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상상의 세계는 자유롭게 전 세계를 누비게 하겠다며 2010년 집필한 이 작품을 여러 나라에 퍼뜨렸고 2011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되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22일 서울 대학로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극배우 손숙은 “작품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려고 하지 말라더라”며 “연극 내용도 모르고 연습도 없어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도전일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창작산실 in SPAF 초청작인 연희단거리패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사진제공=SPAF


이밖에도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메타소설을 놀이 형식으로 풀어낸 극단 하땅세의 ‘위대한 놀이’,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의 2011년 작품으로 극단 유랑선이 초연하는 ‘나는 바람’, 로솟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랑을 바라보는 ‘로봇을 이겨라3’ 등이 관객을 찾는다.

올해는 SPAF 협력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연희단거리패의 소극장 연극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윤택 연출은 “지금까지 SPAF는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국 연극 문법으로 어떻게 수용하는가를 보여주는데 미흡했다”며 “이번 참가를 계기로 한국 연극의 정체성을 찾고 더불어 SPAF가 서울에서 열려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게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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