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10분까지 30분간 아베 총리와 정상 통화를 가졌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앞서 두 정상은 문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5월 11일을 시작으로 북한 도발 이슈가 있었던 5월30일과 지난 7일에도 정상 통화를 했으며 이번이 네 번째 통화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지난달 7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통화에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한일간 및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해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대화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공유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대화를 위한 올바른 여건에 대해 한일간 및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와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면서 “양 정상은 정부 노력뿐 아니라 한일의원연맹과 같은 다양한 노력들도 양국관계 발전에 유익하게 작용할 것이며 이런 활동을 지원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다음달 6~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서 두 번째로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 포럼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관하는 경제 교류 행사이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현안과 과거사 문제에 어떤 대화를 오갈 지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열릴 예정인 정상회담에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눌 것을 다짐했다”면서 “이와 함께 양 정상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 역사문제를 잘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 통화에 배석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아베 총리가 통화 말미에 지난 17일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 질문에 답한 징용공(강제징용피해자의 일본표현) 민사 청구권 발언을 언급했다”면서 “아베 총리는 ‘그 발언에 일본 국민들 사이에 걱정이 좀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러나 이 문제가 양국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아베 총리도 (이 문제를)관리하면서 한일이 성숙한 관계로 가야한다는 취지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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