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등학교의 한 부장교사가 여교사들을 성희롱 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는데도 학교 측 대처가 ‘재택근무 명령’에 그쳐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7월 도내 모 사립고에서 근무하는 여교사 1명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 교사는 “부장교사로부터 외모에 관한 지나친 칭찬을 들었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해당 사건을 학교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를 통해 조처하도록 했다. 해당 학교가 지난달 고충심의위를 연 결과 심의위원들은 부장교사에게 제기된 혐의 11건 가운데 7건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해 여교사는 4명이었다.
부장교사는 지난해 한 기간제 교사와 블루스를 추며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교사들에게도 성적 표현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장교사는 “여교사도 좋아서 블루스를 췄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은 피해 교사들이 성희롱을 겪은 뒤 주변 가족·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해온 점 등을 근거로 혐의를 인정했다.
성범죄로 물의를 빚은 경우 직위해제 이후 징계 절차를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부장교사는 직위해제가 아닌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위해제되면 월급이 감액되고 각종 수당을 못 받지만 연구 활동 성격의 재택 근무는 월급과 수당 등을 그대로 수령한다. 이는 교원 성범죄의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엄중 처리한다는 도교육청 방침과 명백히 어긋나는 것이다. 해당 학교법인 이사회 측은 부장교사를 징계위원회에 바로 회부하는 대신 지난 22일 도교육청에 감사를 요청, 이 사건을 다시 살펴봐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도교육청 측은 “학생이 피해자면 바로 (직위해제) 조치해야 하는데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성 비위인 점,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점 등에 미뤄 재택 근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에서 충분히 처분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감사에 착수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의 한 관계자는 “(부장교사 처벌 관련) 진행이 미비하고 교육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피해 교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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