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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 미술관] 고흐도...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다

<2>빈센트 반 고흐의 '턱수염 없는 유일한 자화상'

칠순 맞은 어머니께 자화상을 선물로

수염 깎아 멀끔한 모습이 인상적

1998년 크리스티 경매서 750억에 낙찰





오늘은 너무나도 유명한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고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깡마른 얼굴에 덥수룩한 수염, 뚱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자화상이 떠오르는데요. 사실 고흐는 1886년부터 1889년 죽을 때까지 3년간 30개가 넘는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돈도 없고 인간관계도 그리 좋지 않아 초상화를 주문하는 사람들도 없다 보니 주구장창 자신을 모델로 그리게 된 거죠. 자 일단 몇편 감상해볼까요?

자화상, 1887년, 캔버스에 유화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1887년, 캔버스에 유화


이젤앞의 자화상, 1888, 캔버스에 유화


고갱에게 바친 자화상, 1888, 캔버스에 유화


자화상,1889, 캔버스에 유화


그런데 이들 중 뭔가 좀 다르게 보이는 한 점 눈치채셨나요?

항상 수염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는데 마지막 그림은 뭔가 깔끔합니다. 앗 그러고 보니 수염이 없습니다. 어쩌다 그냥 수염없이 그린 걸까요?



아니었습니다. 속 깊은 뜻이 있었어요.

# 제가 건강해져서 다시 파리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그림은 아마 제 대표작이 될 거에요. -빈센트 반 고흐,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그렇습니다. 이 그림은 어머니께 선물로 드릴 그림이었습니다. 1889년 고흐가 생래미(SaintRemy) 정신병원에 있을 때 그린 것으로 70번째 생신을 맞은 어머니에게 드릴 거라 최대한 멀끔히 정돈된 모습을 그리게 된 거죠. 얼굴이 핏기는 없어 보이지만 뭔가 다부져 보입니다. 방금 세수를 한 듯 하기도 하고... 정신줄 붙잡고 마음먹고 그린 것 같아요. 고흐의 어머니는 장남인 아들 걱정을 유독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심시키려는 마음에 최대한 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고흐도 화가이기 전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만큼은 항상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 자식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이 그림은 1991년 사망한 야케스 쾨르퍼 BMW 회장 소유였는데 199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어 7,150만달러(지금 환율로는 약 810억)에 익명의 개인 소장가에게 낙찰되었습니다. 아직도 누가 소유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네요. 고흐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자화상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자화상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숙연해집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그려 부모님께 선물한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다음회에 더 흥미로운 얘기로 만나요~!

/이수진기자 ppo19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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