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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미얀마서 외교관 대우"

이상화 전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법정 증언

현지 한국 기관장들 자신과 관계된 사업 반대하자

'배은망덕' 언급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자신의 이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 한국 정부의 대변인 격으로 외교관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이상화 전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지점장은 지난해 8월 최씨가 ‘K타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자신과 고영태씨, 사업권에 관여한 MITS의 대표 인호섭씨와 함께 미얀마로 현지답사를 갔고, 저녁 만찬에서 미얀마 상공부 장관 등을 만났다고 했다.

K타운 프로젝트는 미얀마 양곤에 컨벤션 센터와 호텔 등을 건축하는 사업으로, 검찰은 최씨가 이 사업에 공적 예산을 투입하고 MITS 등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고 보고 있다.

MITS 코리아는 최씨가 미얀마 사업 이권을 빼내는 일종의 창구 역할을 했던 데로 파악된 곳이다. 최씨는 장시호씨 명의로 인 대표로부터 MITS코리아 지분을 양도 받기도 했다.

미얀마에서 최씨는 인 대표 주선으로 미얀마 상공부 장관을 만났다.

이 전 지점장은 “당시 인씨가 최씨를 미얀마 상공부 장관에게 ‘한국 정부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런 취지로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상공부 장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도록 주선해 준 사람이 최씨라고도 했느냐”고 묻자 “그런 식으로 영향력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대답했다.

이 전 지점장은 특검 조사에서 ‘미얀마 상공부 장관이 최씨를 깍듯하게 대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상당히 의외였다”며 “외교관 대우를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검이 “최씨가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전 지점장은 최씨로부터 요청을 받고 유재경 전 미얀마 대사와 김인식 전 코이카 이사장을 추천했으며, 실제 이들이 모두 추천한 자리에 취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들이 K타운 프로젝트와 인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자, 최씨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취지로 화를 냈다고도 했다.

이 전 지점장은 특검에서 “최씨가 자신이 자리를 만들어 보내줬는데 미얀마 프로젝트를 반대한다며 ‘은혜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며 “‘일을 못 하게 하겠다. 둘 다 그만두어야 할 사람들’이라고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법정에서도 유 전 대사가 인 대표와 미얀마 사업에 대한 우려를 담아 보낸 문자를 최씨에게 전달하자 최씨가 ‘배은망덕한 사람이다. 대사직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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