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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로마서’ 신연식 감독, “기독교 비판 아닌,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만든 영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후,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가 응시해야 할 ‘오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로마서 8:37’이 16일 개봉한다.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작 ‘로마서 8:37’(이하 ‘로마서’)은 전도사 ‘기섭’(이현호 역)이 자신의 우상인 형 ‘요섭’ (서동갑 역)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죄’를 마주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신연식 감독 /사진=조은정 기자




신연식 감독은 “‘로마서’가 담론을 나누는 경험치가 적은 한국사회에서 가십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로마서’는 죄의 본성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담론화하고 소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기독교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만든 작품이 가십이 되는 게 두렵다.한국 사회에선 늘 가십화되는 걸 많이 봐 왔지 않나.“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부’의 이야기를 왜 ‘전체’인 것처럼 이야기하냐는 분을 예로 든 그는 영화 ‘로마서’가 한국사회에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게 되길 기원했다.

“가십의 의미가 다른 게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 ‘일부’는 ‘나와는 상관없다’는 늬앙스가 들어가 있다.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볼 때,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구원 받았다.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끼는 것이 기독교적인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주셨음 한다.”

신 감독은 개인의 가치가 연약하기 때문에 강한 공동체로 편입하길 원하는 기성세대의 문제 역시 꼬집었다. “개인의 가치, 개인의 성찰을 터부시하고, 개인의 고통을 무시하는 사회”를 돌아보게 한 것.

“우리 아버지 세대는 경기초등학교를 나와 경기고등학교 가기를 원했다. 그렇게 해야 서울대를 가기 유리하니까. 이 커뮤니티에서 벗어나서 개인으로 강해야 하는데, 스탠다드 라이프 스타일을 강요받고 있다. 이 분이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사회랑 소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이 40이 넘어 방황하는 어른들을 많이 봤다.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게 당연하다고 보는 것. 나를 보호하고 있는 공동체가 무너지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소통을 방해한다.”





신 감독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학과 중퇴다. 대학을 갈 필요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집안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힘들게 대학을 10년을 다녔다. 결국 졸업하지 못했다.

“나에게 대학은 필요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말로 수렴되더라. 한국 사회가 비정상인 건지, 왜 나에게 대학이 필요없는지 아무리 이야기 해도 먹히지 않았다.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로 이야기로 통했다. 그런 사고방식이 한 개인으로서 가치를 무마시키는 것 아닌가.”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로마서’의 궁극의 목표는 우리 모두의 연약함의 순간, 우리의 죄성이 드러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하는 것. 물론 신 감독 스스로 죄성을 마주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순 없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작품을 안고 있는 게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영화를 만들었지만 저 스스로는 비겁할 수 있다. 근사하게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포장하고 싶지 않다. 인간은 얼마든지 자기를 포장할 수 있는 존재다. 그게 끔찍한거죠. 그런 더러운 순간을 보는 순간 신앙인으로서 무너진다고 본다. ”

신연식 감독 /사진=조은정 기자


2009년 영화사 루스이소니도스(LUZ Y SONIDOS)를 차린 신연식 감독은 ‘러시안 소설’(2013) ‘배우는 배우다’(2013) ‘조류인간’(2015) 등 10억원 이하 저예산으로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들을 제작해왔다. 윤동주의 삶을 스크린에 가져온 ‘동주’는 그가 직접 감독하지 않고 제작한 영화이다. ‘겁이 없는 점’이 영화감독으로서 장점이라고 밝힌 신 감독은 “계속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꿈”을 피력했다.

“기본적으로 겁이 없는 편이다. 영화 감독으로서 살아가는데 있어, 안 좋은 기질도 많은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장점은 겁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목표로는 지독한 오락영화 3편을 만들고 싶다. 그런 영화는 나 혼자 책임지면 되는데, 대놓고 기독교 영화라고 표방한 ‘로마서’는 말 한마디, 행동 한마디 모두가 조심스럽다.”

그렇게 신연식 감독의 간절한 기도는 다시 시작되었다. 한국의 ‘종교영화’ 클래식 탄생을 예고한 ’로마서‘는 11월 16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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