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 관광을 갔다가 화산 분화로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들은 30일 밤(현지시간)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가 수라바야 공항에 도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세기에서 내린 우인식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이 “고생 많으셨다.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겠다”며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하자 관광객들은 감사의 인사를 연발했다.
이날 전세기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우리 국민 266명은 화산 분화로 발리 공항이 폐쇄돼 대부분 예정한 날짜에 귀국하지 못했다. 언제 귀국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항과 그 주변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냈으며 결국 29일 300km 떨어진 수라바야 공항까지 버스로 15시간여 이동하는 고생을 겪었다.
한국 취재진을 만난 시민들은 불안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가게 된 소감을 밝혔다. 60대 여성 이모씨는 “집안 모임으로 발리에 왔다”면서 “내 집에 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용인에 사는 초등학생 최모(10)군은 ‘화산 때문에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땠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아무 문제 아닌 걸로 알았는데 거의 폭발하려고 한다니 정말 놀라서 울고 싶었다”고 전했다. 30대 백모씨는 “한국에서 오기 전까지 분화 조짐은 있지만 몇 달째 저러고 있다고 해서 이번에도 별일 없겠지 하는 생각이 컸다”면서 “처음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비행기 결항 소식 들은 이후 ‘우리 비행기는 어떻게 되지’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 졸였다”고 전했다.
손꼽히는 휴양지인 발리 섬 최고봉인 아궁화산 분화가 25일 오후부터 본격화되면서 발리 공항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 이에 발리를 오가는 인도네시아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됐고 세계 각국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세기에 몸을 실은 한국 여행객들은 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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