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인기배우와 아이돌에게 지난달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채택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선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저장(浙江)성 현지매체인 항저우(杭州)일보는 최근 시시(西溪)에서 열린 영화산업포럼에 중국 최고 인기배우와 영화제작자, 작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제19차 당대회 정신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포럼에 참석한 장훙썬(張宏森)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부국장은 축사를 통해 “영화 관계자들이 19차 당대회 정신에 따라 사상과 행동을 통일하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 지도 하에 위대한 영화를 제작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사회주의 핵심가치를 다음 세대로 전하고 중국의 신시대를 축하하며 환호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중국내에서 대중매체·영화산업을 관리하는 광전총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장 부국장의 이런 발언은 강제성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포럼에는 올해 최고 흥행작인 ‘전랑2’ 주연을 맡은 액션배우 우징, 아이돌 겸 배우 왕쥔카이, 한국 아이돌그룹 엑소(EXO)에서 활동하다가 나온 루한과 우이판 등이 참석했다.
‘전랑2’는 중국 영화사상 최초로 관객 1억명을 돌파했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입 역대 100위 안에 진입한 유일한 중국어 영화 기록도 세웠다. 전랑2는 전직 특수부대원 렁펑(冷鋒)이 애인의 죽음을 계기로 아프리카 내전국가에 홀로 들어가 난민과 중국인들을 구출하는 민족주의적 성격이 담겼다. 영화에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 어떤 위험에 처하든 그대 뒤에 강하고 위대한 조국이 있음을 기억하라”는 대사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를 자극하기도 했다. 우징은 포럼에서 “중국 신시대로 자랑스럽게 진입하려면 먼저 이를 아껴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면서 “영화계에 있는 우리가 중국문화의 지혜를 사용해 위대한 중국의 이야기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또 루한(27)은 “우리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해외 문화의 영향을 받는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심오한 중국 문화에 점점 더 자부심을 느끼며 전통 중국 문화를 세계에 전하겠다”고 발언했다.
베이징영화학원의 천산 교수는 “이런 포럼을 통해 당과 정부 당국이 영화제작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중국 영화배우와 감독들은 자본주의국가의 배우, 감독과 달라야 하며 국가적 핵심가치를 대중에 전달할 사명을 띤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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