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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등 대형 작가 작품 부재...올 여름은 소설보다 에세이"

교보문고 7월 도서 판매 분석 결과

에세이 42.6% 증가 반면 소설 18.7% 감소

2030女 ‘SNS’ ‘캐릭터’ 관련 에세이에 열광

여름 성수기 겨냥 대형 소설 신작은 부재

전통적으로 여름은 문학 중에서 특히 소설 성수기 시장이었지만 올해를 판도가 달라졌다. 소설에서 에세이로 독자들의 관심이 옮겨진 데다, 여름 시장을 장악했던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대형 신작이 올해는 출간되지 않은 것 역시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교보문고가 7월 도서판매를 분석한 결과 에세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6%가 증가한 반면 소설은 18.7%나 감소했다. 여전히 판매량에서는 소설이 에세이보다 앞서지만, 지난해 7월 소설 대 에세이 판매 비중이 70.6% 대 29.4%이던 것이 올해 7월에는 57.8% 대 42.2%로 차이가 크게 줄든 것이다. 또 7월 셋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 내 절반을 에세이가 차지하는 등 에세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에세이의 인기를 주도한 세 가지 키워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캐릭터’ ‘탈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7월 3주차(18일~24일) 베스트셀러를 기준으로 3위에 안착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독립출판물로 시작해 SNS 채널을 통해 인기를 얻어 대형서점까지 진출했다. 4위는 1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SNS상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개인)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 5위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다. 이 외에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가 6위, ‘언어의 온도’가 10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11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13위,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가 14위,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16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18위로 종합 20위 내 에세이 10종이 모두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과 관련이 높다.

에세이의 주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세이 분야의 성별 연령 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22.88%, 30대 여성이 22.40%로 가장 많다. 여성 비중도 70.76%로 소설 분야의 여성 비중 61.51%보다 10%P 가까이 많다.



반면 소설은 대형 신작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4주차(18일~24일) 베스트셀러를 기준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가 신작으로는 유일하게 베스트셀러 8위다. 그 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지난 2월 출간작으로 SNS채널을 통해 책의 카드뉴스가 크게 호응을 얻어 7위에 올랐고, 100만 부 판매를 달성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9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국내소설에는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과 김금희 작가의 ‘경애의 마음’이 눈에 띄는 신작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20위 내에는 오르지 못했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김현정 베스트셀러담당은 “보통 여름 휴가철이 시작될 때 소설분야는 인기 신간들을 많이 쏟아내며 성수기를 맞이 하는데, 올해는 에세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은 하반기에도 출판계의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키워드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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