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판거래 등 사법 농단 의혹의 최고 윗선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차 소환 조사를 11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추가 조사 강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공범’으로 지목한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은 3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게다가 검찰이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조사에 대해 “혐의가 많은데다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야간 조사를 할 수 없다”고 밝힌 터라 한 차례 정도 추가로 그를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앞으로 양 전 대법원장의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는 터라 횟수나 일시 등은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을 몇 회 조사할지 정해진 바는 없으나 안전 조치 등을 고려할 때 신속히 조사를 완료한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하루 휴식 기간을 거치고, 이르면 13일 추가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 전 대법원장이 하루간 휴식을 취한데다, 그의 신병 안전이나 보안 등을 따져봤을 때 주말이 가장 적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양 전 대법관에 대한 소환 조사에 국민적 이목이 쏠리고 있는 만큼 다소 시일을 두고 조사 일자를 잡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추가 조사 횟수에 대해서는 1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일 조사에서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일제 강제 징용 민사 재판 개입·블랙리스트 등 의혹에 대해 충분히 조사했다고 알려진 터라 검찰이 한 차례 더 그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경우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하기에 앞서 7일과 8일 차례로 불러 조사하는 등 3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을 둘러싼 혐의가 두 전직 대법관을 합친 만큼 광범위하다는 취지로 밝혀온 터라 3차 조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 조사 시기를 조율할 수는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몇 차례 추가 조사를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각종 혐의에 대한 조사 진행 속도가 때에 따라 다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 규명이 우선인 만큼 검찰이 충분히 조사해야 하는 터라 아무리 조사 속도를 높인다고 해도 완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해 조사 횟수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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