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23일(현지시간)로 33일째를 맞은 가운데 연방 공무원 수백명이 의회 건물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또 법원의 운영자금도 곧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셧다운 장기화의 여파도 커지고 있다.
AFP와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셧다운으로 봉급을 받지 못한 연방 공무원들은 이날 점심시간에 워싱턴DC의 상원 하트 빌딩에 모여 셧다운 지속에 항의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집회는 33분간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집회 시간 33분은 셧다운 1일당 1분씩으로 셈해 이번 사태가 지속한 기간을 의미한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주먹을 흔들면서 “푸드 뱅크는 더는 필요 없다. 우리는 봉급이 필요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이들은 ‘정부 문을 열라’, ‘셧다운 중단’, ‘연방 공무원들은 배고프다’ 등 메시지를 적은 종이 접시를 흔들었다. 접시는 근로자가 임금 없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위에는 전국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연방공무원노조(AFGE),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등 노동단체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시위에 이어 데이비드 콕스 AFGE 위원장을 비롯한 단체 지도자들은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사무실로 행진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셧다운 장기화로 인해 사법부가 운영하는 연방법원도 다음 달 1일부터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셧다운 이후 연방법원은 그간 징수한 수수료와 기금 등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그러나 2월 1일 이후 각 법원은 무급 ‘필수 인력’을 얼마나 운영할지 정해야 한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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