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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언론 “중국계 호주인 양헝쥔, 치밀한 계획에 따라 억류"

“양국 우호관계 악화 우려…즉각 석방해야”

호주 정부는 23일 중국 외교관 출신 인기 작가인 중국계 호주인 양헝쥔씨가 최근 중국 입국 후 연락이 두절돼 소재 파악에 나선 결과 중국 당국에 억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양헝쥔 작가의 트위터 프로필. /연합뉴스




호주 언론들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중국계 호주인 양헝쥔이 중국 정부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억류됐으며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전국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은 25일 외신을 인용, 중국 외교관 출신 인기 작가로 중국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양헝쥔 억류에 대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화 대변인은 양헝쥔이 중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산하 베이징 국가안전국에 의해 안보를 위협한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양헝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반체제 인사 전문 변호사 모샤오핑은 “현재 구속 상태는 아니고 모처에서 심문을 받는 중”이라면서 “아직 국가안전국으로부터 아무런 법적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목격자의 전언을 바탕으로 중국 광저우 공항에서 발생한 중국 당국의 양헝쥔 체포 상황을 24일 상세히 전한 바 있다. 신문에 따르면 18일 뉴욕을 출발한 양헝쥔은 상하이로 가기 위해 19일 중국 광저우 공항에 내린 후 곧장 대기하고 있던 보안요원들에 의해 붙잡혔다. 신문은 체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양헝쥔이 중국 정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억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달 멍완저우 중국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불붙은 중국과 서방국가 간의 갈등이 이 사건을 계기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직후 중국 당국은 2명의 캐나다인을 ‘안보 위해’ 혐의로 억류했다.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은 양헝쥔의 친구인 펑충이 시드니기술대(UTS) 교수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스파이 혐의로 양씨를 체포했으며 석방을 위해 호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24일 자로 전했다. 펑 교수는 “양헝쥔이 자체 해명을 통해 석방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호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AFR은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호주 외교부의 여행경보단계를 현재 ‘여행유의’에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영 ABC 방송은 24일부터 양헝쥔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호주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메리스 패인 외교장관은 “영사협약에 따라 베이징 호주 대사관이 양헝쥔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적절한 영사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빌 쇼턴 야당 대표는 ”한 호주 시민이 베이징에서 억류된 심각한 사태를 사탕발림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면서 중국이 억류 사실을 호주 정부에 신속하게 통보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방의회정보위원장 앤드류 헤이스티 의원은 이 사건을 ”용감한 지성인에 대한 일방적 억류“라고 규정하고 ”호주와 중국의 우호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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