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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첫 만찬 예정보다 18분 길어져…메뉴까지 신경전

환담에 단독회담·만찬…총140분

1차때와 달리 트럼프 먼저 도착

260일만의 재회, 초반엔 긴장감

9초간 악수 후 미소 띄기 시작

원탁 식탁으로 대등한 관계 강조

등심, 수정과 등 단촐한 코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백악관 트위터 캡처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8개월 만에 재회한 북미 두 정상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의 첫날 일정은 ‘친교’ 차원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던 대로 두 정상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서로 노력했다. 공개 환담과 단독회담·만찬까지 소요된 첫 정상회담 시간은 140분. 특히 둥근 테이블에서 진행된 만찬은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훌쩍 넘겨 108분 동안 진행됐다.

그럼에도 이날 일정은 양 정상의 입장 순서와 좌석 배치, 만찬장의 테이블 모양 등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양측의 정치적 계산 하에 치밀하게 준비됐다. 만찬 메뉴마저 양측 신경전의 대상이 됐다. CNN은 “만찬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까지 셰프들이 고전했다”며 “양측이 메뉴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특히 미국이 ‘간단한 메뉴’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시작 30분 전인 이날 오후5시59분(현지시각)께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을 나서 회담장인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호텔로 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15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호텔이 메리어트호텔보다 회담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도착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빨랐다.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먼저 도착했던 점을 염두에 둔 의전이었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 10여분 전에 도착했지만 회담장으로 들어선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메트로폴호텔은 두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평소 걸어놓은 프랑스 삼색기 대신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배치했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 2분 전인 6시28분께 회담장으로 들어섰다. ‘세기의 만남’으로 불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도, 북미관계 개선도 진전되지 않아서인지 두 사람은 싱가포르에서의 첫 만남 때보다 더 긴장하고 경직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손을 맞잡은 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꽉 잡은 손을 9초 동안 흔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등을 한쪽 팔로 가볍게 감싸는 모양새를 취하며 호감을 드러냈다.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통역되기 전에 고개를 끄덕이고 입꼬리를 올리기도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마무리된 후 다시 악수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들의 공개 환담은 6시37분까지 진행됐고 6시40분부터는 단독회담이 개시됐다.



이날 마지막 일정은 7시 정각에 시작된 만찬이었다. 만찬은 호텔 1층에 위치한 ‘라 베란다’에서 진행됐다. 만찬 테이블과 좌석 배치부터 1차 회담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직사각형 테이블에 마주 앉아 식사했던 싱가포르 업무 오찬과 달리 이날 만찬 때는 둥글고 작은 테이블이 배치됐다. 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마주 보지 않고 나란히 앉는 형식으로 ‘친밀함’을 강조했다. 식사 중에도 속삭이는 듯한 대화와 스킨십이 오고 갔다. 김 위원장의 육성 웃음소리도 공개됐다. 만찬장에 배석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서로 구면이어서 어색함 없이 식사를 즐겼다. 만찬 종료시간은 8시48분. 예정된 시간에서 18분을 초과했다.

한편 이날 만찬 메뉴는 네 가지로 구성됐다. 새우 칵테일과 배 김치를 곁들인 등심구이, 초콜릿케이크·수정과가 북미정상의 첫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하노이 정상회담의 성과물이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대한 식사부터 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일부러 ‘소박하게’ 메뉴를 구성했다는 후문이다.

만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첫날 만남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대화였다”며 “내일(28일) 논의를 계속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노이=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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