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시장이 패키지에서 자유여행 위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가 여행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개발·중개하는 스마트한 자유여행 플랫폼의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여행 중개·공유 기업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33) 대표는 최근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창업특강을 마친 후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 자유여행객과 해외 현지교민·가이드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작한 마이리얼트립은 현재 세계 80개국 630여개 도시에서 여행 가이드와 항공권·숙박·렌터카 등 약 1만8,0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객은 맛집 투어를 가거나 또는 박물관 같은 관광명소 방문처럼 제각기 원하는 게 다를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러한 개별 요구사항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대표는 “자유여행을 원하는 수요자와 다양한 여행 상품과 공급자를 중개해주는 ‘여행업의 에어비앤비’ 같은 역할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 플랫폼이 보유한 전체 상품 수가 국내 여행 상위 업체들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것은 여행에 오픈마켓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중간 단계를 줄여 소비자와 가이드를 바로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로 수요자·공급자를 함께 끌어들였다. 이 대표는 “상품 정보를 모으고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현재 플랫폼에 인공지능(AI)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게 마이리얼트립은 첫 번째 창업이 아니다. 고려대 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대학 3학년 때 친구들과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업체를 차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창업을 시작했기에 절박함 없이 1년 만에 회사를 접었다. 대학 4학년 때 학교에서 열린 유명 스타트업 멘토 강연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용기를 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에게 명함을 요청했고 이것이 결국 마이리얼트립 창업으로 이어졌다.
초기 시행착오는 적지 않았다. 유럽 도시마다 해외 가이드를 한두 명씩 두고 여행객을 기다렸지만 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이후 파리에만 30여명의 가이드를 두는 전략으로 바꾸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 초기에는 타깃층을 지나치게 넓게 잡는 실수를 하기 쉽다”며 “대상을 좁히고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리얼트립의 지난해 신규 가입 회원 수는 대략 80만명으로 이전 5년간 누적 가입자 68만명을 간단히 넘어섰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300억원의 2배를 목표로 잡았다”며 “창업 초기부터 자유여행 상품에 주력했던 만큼 패키지 중심의 기존 대형 여행사와의 경쟁에서도 차별화한 상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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