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DB는 명확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은 채 오는 28~31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연례회의를 불과 한 주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IADB 이사회는 연례회의 날짜와 장소를 다시 정하기 위해 30일 이내에 투표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IADB는 중남미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지난 1959년 설립된 지역 최대의 대출기관이다. 미국과 한국·일본·중국 등 48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고 연례회의에는 회원국의 재무부 장관과 개발부 장관들이 참석한다.
올해 연례회의는 중남미 진출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였다. 중국은 특히 베네수엘라에 700억달러를 빌려주는 등 중남미의 주요 채권국 가운데 하나다.
■‘보이콧’ 이유는
베네수엘라 문제로 G2 입장차
中, 과이도측 비자 발급 거부에
美 아예 ‘회의 무산’으로 맞대응
IADB 연례회의 전격 취소 결정이 나온 것은 ‘두 명의 대통령’이 있는 베네수엘라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입장차 때문이다.
회의 개최국인 중국이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명한 IADB 대표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데 대해 미국이 회의 참가를 보이콧하면서 결국 IADB 이사회가 행사 취소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면 IADB를 주도하는 미국은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승인한 바 있다. 앞서 중국은 마두로와 과이도 양측 대표 모두를 회의에 참석시키지 말자는 제안을 했으나 미국은 이에 반대했다.
로이터통신은 “과이도가 지명한 인물을 중국이 배제한다면 미국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 행정부의 고위관리가 밝혔다”며 “IADB 이사회 결정은 그 직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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