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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올림픽 앞두고 '긴자의 호텔 전쟁' 후끈

베일 벗은 MUJI 긴자점…호텔에 도시락 배달까지

침대부터 면봉까지 ‘모두가 MUJI 제품’ 차별화

램·메리어트 등도 잇따라 오픈 예정에 혈전 예고

“올림픽 특수에 명품 거리 입점으로 브랜드 제고”

무인양품의 세계 최대 플래그십스토어와 호텔이 4일 일본 도쿄 주오구의 긴자에 문을 열었다./송주희기자




일본의 번화가 긴자에 대형 호텔이 잇따라 들어서며 ‘호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특수와 ‘명품 거리(긴자)’ 입점을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를 노린 입점 행렬로 풀이된다.

지난 4일 도쿄 주오구의 긴자 번화가. 이날 생활잡화 기업 무인양품(無印良品)의 플래그십스토어 긴자점과 호텔 무지(MUJI)가 동시에 문을 열었다. 18년간 운영해온 인근 유라쿠초 무인양품점을 옮겨 확장 개점한 것이다.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개장한 이 건물은 7~10층을 객실로 쓰고, 나머지는 생활용품점·서점·식당 등으로 운영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무지 호텔’ 긴자점은 객실 내 비치된 모든 물건이 무지 제품이다. 지난 3월 20일부터 공식 예약을 시작한 무지 호텔 긴자점에는 오픈과 함께 투숙객의 발길이 이어졌다./송주희기자


무인양품 긴자점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세 번째로 문을 연 ‘무지 호텔’이다. 중국 심천·북경에 이어 세 번째, 일본에서는 처음 선보인 무지 호텔은 9개 종류의 객실 79개를 보유하고 있다. 1박 비용은 1만 4,900엔부터 5만 5,900엔까지다. 침대를 비롯한 가구부터 수건이나 전자용품, 슬리퍼, 심지어 욕실의 면봉에 이르기까지 객실 내 비치된 모든 물품이 무인양품 제품이다.

MUJI 호텔 긴자점의 객실 모습/사진=MUJI 호텔 홈페이지




1~6층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는 세계 최대 규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층에 위치한 식품 코너. 기존 가공 식품류는 물론 베이커리와 주스 스탠드, 도시락, 차(茶) 등을 취급한다. 베이커리는 매일 아침 7시 30분 직접 빵을 구워 판매하고, 도시락 코너는 인근 사무실에 배달 서비스도 할 계획이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야채와 과일만 100개 품목이 넘는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개장과 함께 베이커리의 빵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형성하기도 했다. 지하 1층에 개업한 ‘무지 식당’도 점심시간 한참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무인양품 긴자점의 서점과 유기농 야채 코너/송주희기자


무인양품 긴자점 1층 베이커리에서 빵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송주희기자


무지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맞물려 긴자에도 호텔 대전(大戰)이 예고된다. 올 12월에는 ‘램 플러스 긴자’ 호텔이 문을 연다. 수면에 특화된 호텔 ‘램(Remm)’의 새 브랜드인 램 플러스는 전 객실에 안마 의자와 퀸사이즈 침대가 완비돼 있다. 수면에 최적화된 고급 시설이 객실마다 설치돼있는 만큼 숙박비는 1박에 1인당 3만2,100엔으로 고가다. 이밖에도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의 ‘도쿄 에디션 긴자’가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 호텔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가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긴자 호텔 대전’은 2020년 도쿄 올림픽과도 직결돼 있다. 미즈호 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0년 8월과 11, 12월 호텔 부족이 예상된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올림픽이 맞물리며 국내외 관광객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명품 거리’, ‘부촌’이라는 긴자의 이미지를 고려할 때 입점에 따른 기업의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가 크다는 점, 그리고 긴자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라는 입지적 이점 등이 ‘호텔 러시’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관광객 및 호텔 투숙객 증가, 주변 상권 발달 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연간 487억 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형 이벤트(올림픽) 이후 숙박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별 호텔의 강점을 부각해야 한다며 입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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