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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방사업은 '균형발전' 비중 강화 바람직

비수도권 예타 완화-찬성
윤대식 영남대 교수·도시공학
● 수도권 비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인 부작용 심각
● 국제경쟁력 약화· 경제력 집중 막는 긍정적 조치
● 예타 개선-면제제도 관계정립은 추가검토해야

  • 2019-04-11 17:27:09
  • 사외칼럼
정부가 지방 국책사업에 대해 경제성 평가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장벽을 낮춘 것을 두고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20년 만에 바꿔 내놓은 예타 개편방안은 대상을 수도권·비수도권으로 이원화하고 평가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타 평가 가중치는 경제성이 35~50%, 정책성이 25~40%,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는 25~35%였는데 다음달부터는 비수도권에 대한 균형발전평가 비중이 30~40%로 5%포인트 높아지는 대신 경제성은 30~45%로 축소된다. 수도권은 지역균형 항목이 사라지고 경제성 가중치는 올라간다. 이번 개편으로 경제성이 다소 낮아도 지역균형에 필요한 사업이면 예타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수도권·광역시의 지방 숙원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수도권 기준 완화 찬성 측은 SOC가 지역발전에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만큼 지역균형발전 비중을 높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수도권에 꼭 쓰여야 할 재원이 지방사업에 이전되면 재정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세입·세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며 반박한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방사업은 '균형발전' 비중 강화 바람직

우리나라에서 지난 1999년 최초로 도입된 예비타당성 조사는 국가재정의 낭비를 막고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공약(空約)에 제동을 거는 순기능을 가져왔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수도권에 유리한 제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경제성 35~50%, 정책성 25~40%, 지역균형발전 25~35%의 가중치를 부여해 경제성에 방점을 뒀다. 그런데 경제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비용 대비 편익이 클 수밖에 없어 수도권은 비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통과될 수 있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것이 수도권의 비대화에 일조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수도권 집중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집중하는 것은 시장원리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국가의 SOC 투자도 발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SOC는 대부분 ‘사적재’ 아닌 ‘공공재’이고 그래서 SOC 투자의 경우 정부의 정책 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SOC이라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6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수도권으로 분류된 서울·인천·경기도에 살고 있다. 수도권에 인구와 자본이 집중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심각하다. 통행 거리 확대와 교통혼잡으로 인한 통행시간의 증가는 수도권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높은 주거비와 오피스 임대료는 수도권의 비즈니스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악화는 수도권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비즈니스 환경이 다른 세계적인 대도시권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선진국들의 경우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나라는 찾아볼 수 없으며 2,500만명이 모여 사는 광역대도시권도 세계적으로 보기 힘들다. 대부분 선진국의 비수도권 도시들도 대체로 경제적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도권은 세계의 다른 대도시권과 경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적절한 인구와 경제력의 집중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도권집중도 집적경제(agglomeration economies)가 집적으로 인한 불경제(agglomeration diseconomies)보다 클 때까지만 바람직하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안은 수도권의 경제성 비중을 대폭 높이고 비수도권의 비중은 다소 낮추면서 비수도권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지역균형발전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의 경우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아예 없애고 경제성 비중을 대폭 높임으로써 수도권에 대한 SOC 집중투자의 가능성을 열어 SOC 투자의 지역별 선택과 집중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어 아쉽다.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안은 총체적으로 SOC 투자의 확대를 가져와 국가재정에 대한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는 SOC 사업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항목을 모두 평가해 사실상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해왔으나 이번 개선안에는 기획재정부 내에 설치되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가 종합적인 판단을 하도록 해 정성적 평가와 정책적 판단의 확대로 인한 정치적 개입에 대한 우려도 있다. 더불어 이번에 제시된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안과 올해 초부터 시행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제도의 관계정립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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