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태영건설 상무 아들이 SBS콘텐츠허브에 부정 취업했다고 폭로했다.
SBS노조는 11일 노보를 내고 2016년 9월 SBS콘텐츠허브 총무팀에 예고에 없던 기간제 비정규직 사원 한 명이 입사했으며, 입사 1년을 갓 넘긴 2018년 1월 11명의 기간제 사원 중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직원의 부친이 태영건설 윤세영 명예회장과 윤석민 회장의 측근이자 태영에서 33년간 일해온 A 전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아울러 해당 직원 입사 과정에서는 채용 공지나 지원 접수 등 기본 절차도 생략됐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이 직원은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 부적절한 채용 특혜 과정에도 윤석민 회장의 지원과 묵인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이러한 내용은 2018년 콘텐츠허브 특별감사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SBS콘텐츠허브는 입장을 내고 “지난해 감사 과정에서 계약직 사원 채용 절차를 미준수한 사례를 확인했으며, 1년여 간 근무한 해당 직원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작년 3월 자진 퇴직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재발 방지 조치로 채용절차와 기준을 전면 재점검하고 철저히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소유-경영 분리 이슈로 태영그룹과 갈등을 겪는 SBS 노조는 최근 태영이 SBS를 활용해 가족회사 등의 자산을 불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태영은 SBS 지주회사 격인 SBS미디어홀딩스 지분을 60% 이상 보유한 대주주다. SBS TV 간판 뉴스 ‘SBS 8뉴스’도 지난 9일 태영건설의 가족회사 부당 지원 의혹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SBS 노조는 지주회사 체제 종료를 통한 SBS 수익 유출 방지를 주장해왔다. 이후 노사가 지난 2월 수익 유출을 막을 합의문에 동의했지만, 이후 후속 조치 과정에서 태영이 SBS콘텐츠허브와 이사회 인사 등에 개입한다는 의혹이 일어 노조가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다시 갈등이 노출됐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