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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삼국지]복숭아나무 아래 '도원결의'...실제론 없었다

■나관중 지음, 글항아리 펴냄





‘도원결의’는 중국 나관중의 고전소설 ‘삼국지’에서 유비·관우·장비가 복숭아나무 공원에서 의형제를 맺은 데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하지만 실제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도원결의’는 허구에 가깝다. 유비가 관우, 장비와 같은 침상에서 잘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는 기록은 있지만 정식 의형제를 맺었다는 기록도 없다. 글항아리가 새롭게 펴낸 정사 비교 고증 완역판 ‘삼국지’는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소설 내용을 꼼꼼히 비교했다.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국지’는 연의 소설이다. 원래 삼국지는 진나라 때 진수(233~297)가 중국 위·촉·오 등 삼국 역사를 기전체 형태로 기술해 편찬한 정사 기록이다. 원말 명초 인물인 나관중은 진수의 삼국지에다 민간 야사를 융합해 중국 최고의 고전소설인 ‘삼국연의’를 탄생시켰다. 역자인 송도진 고전 전문 번역가는 “삼국지 독자들은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어떤 내용이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 전개를 위해 창조된 것인지 궁금증이 있을 것”이라며 “야사, 전설, 개인적 저술이나 비평을 최대한 멀리하고 정사(正史) 자료만 참고해 소설과 실제 역사를 비교했다”고 밝혔다. 역자가 번역의 기본으로 삼은 판본은 가장 유행하고 보편적으로 읽히는 ‘모종강본’ 120회 본이다.



책의 매회 말미에는 ‘실제 역사에서는……’이 덧붙여 해당 부분이 실제 역사인지, 소설로서의 창작인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역자는 ‘도원결의’가 허구라는 내용 외에도 청룡언월도를 쥔 웅장한 모습이 연상되는 관우의 모습 중 수염 외에는 모두 허구라고 말한다.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사용하지 않았을뿐더러 근본적으로 큰 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비는 인자함의 대명사로 그려지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잔인하게 매질을 하는 기록도 있다. 힘만 세고 무식한 장수 이미지의 여포는 실제로는 문서를 관리하는 주부(主簿)를 역임했을 정도로 교양도 갖춘 인물이었다.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초선도 허구의 인물이다. 주석을 통해서도 지명·관직명·연대·허구 인물 등 소설 ‘삼국지’에서 발견되는 오류를 바로잡았다. 전 6권 세트 10만8,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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