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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자연과 조화 이룬 식물문화센터
돔형 관행 깨고 '식물 세포막'같은 오목한 천장
측면은 정삼각형 유리 3,100개로 채워 곡면 구현
☞주변 건축물 어우러진 '보타닉가든'
원형 보존된 근대펌프장·전통한옥 옛정취 물씬
VR체험관·설치미술 전시에 대형 공연장도 추진

  • 한동훈 기자
  • 2019-05-22 17:27:49
  • 기획·연재
[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서울식물원의 주 건물인 식물문화센터(온실) 전경. 돔형이 아닌 오목한 그릇 모양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사진제공=SH공사

요즘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예부터 삼(麻·마)이 많이 나는 동네로 유명했던 마곡동(麻谷洞)은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농사를 짓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마곡지구(366만5,783㎡)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서울의 마지막 알짜부지인 이곳에 1만여가구 주거단지는 물론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가 대거 들어서면서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마곡지구의 또 다른 명소는 바로 올 5월 개장한 서울식물원이다. 마곡지구는 1지구(주거지구), 2지구(산업업무지구), 3지구로 나눠 개발됐는데 식물원(50만4,000㎡)은 3지구에 들어섰다. 규모가 여의도 공원의 2배가 넘는다. 당초 이곳은 ‘워터프론트’ 사업에 따라 한강 물을 끌어들여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요트 정박장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지만 2012년 식물원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5년 11월에 착공에 들어가 3년여 만에 정식 개장했다. 서울식물원은 ‘랜드마크’로, 마곡지구를 새롭게 조명받게 하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식물 세포막 같은 천장, 오목한 형태의 식물문화센터=서울식물원은 크게 진입공간인 열린숲, 온실과 야외정원으로 이뤄진 주제원, 휴식·산책 등이 가능한 호수원, 습지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습지원 네 군데로 구성돼 있다. 식물원의 메인건물인 온실의 이름은 ‘식물문화센터’다.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가 기본설계를,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실시설계를 맡았다. 지름만 100m, 총넓이는 약 7,600㎡로 축구장 1개 크기와 맞먹으며 지하 2층·지상 4층으로 아파트 8층 높이로 지어졌다. 투명 유리창으로 이뤄진 건물을 엿가락처럼 휜 곡선의 흰색 철골 기둥들이 둘러싸고 있다. 곡면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크기가 각기 다른 정삼각형 유리 3,100개로 건물 측면을 채웠고 4㎝ 두께의 철판을 휘어서 기둥을 설치했다.

대부분 식물원의 온실은 중앙부가 볼록하게 솟은 돔 형태지만 서울식물원의 식물문화센터는 가장자리가 높고 중앙부가 낮은 오목한 접시 형태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전형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오목한 그릇의 형태에 햇빛·물·식물 등의 자연요소가 담긴 모습을 형상화했다. 정우진 SH공사 차장은 “마곡지구는 고도 제한이 있는데다 너무 높이 지으면 위압감을 줄 수 있어 지하층에서부터 온실이 시작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식물문화센터 내부 전경. 키 큰 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공중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다./한동훈기자

천장은 측면과 달리 신소재인 ‘초극박막 불소수지필름(ETFE)’을 사용했다. 대개 식물원의 온실 천장은 빛을 많이 흡수하기 위해 유리로 제작되지만 식물문화센터는 ETFE를 과감히 선택했다. ETFE는 유리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빛 투과율이 유리보다 15~20% 높다. 또 무게는 유리의 1% 수준으로 매우 가볍고 단열효과도 좋아 에너지 효율이 높다. 자유로운 디자인도 가능해 미학적 가치도 높다. 위에서 식물문화센터의 천장을 내려다보면 마치 현미경으로 식물 세포막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총 800여종의 식물을 보유한 식물문화센터 내부는 크게 지중해관과 열대관으로 나뉜다. 각각 기후에 맞는 온도와 습도 제어를 위해 열대관과 지중해관 사이를 벽으로 분리해놓았다. 열대관의 식물이 더 크게 자라기 때문에 지중해관의 높이는 18m, 열대관의 높이는 23m로 차이가 난다. 열대관에는 키가 높이 자라는 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공중에 스카이워크도 설치했다. 친환경 설계도 돋보인다. 빗물을 받아뒀다가 필터링을 통해 식물에 다시 주는 시스템을 적용했고 태양광과 지열로 냉난방도 해결한다. 온실 중심부는 눈이 쌓이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약 70㎝ 이상의 적설량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식물원 내에 있는 가상현실(VR)체험관 모습./한동훈기자

◇한옥, 지정문화재까지…다양한 주변 건축물=서울식물원은 ‘공원’과 ‘식물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보타닉공원(botanic garden+park)’ 콘셉트로 지어졌다. 이에 식물문화센터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건축물도 만나볼 수 있다.

우선 주제원 뒤편에는 2007년 서울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문화유산 ‘마곡문화관(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이 있다. 1928년에 지어져 근대 마곡 주변 평야에 물을 대던 펌프장이다. 전국에서 원형으로 남아 있는 근대 펌프장은 마곡문화관이 유일하다. 외부는 일본식 목조건물(적산가옥)이었는데 고증을 통해 옛 형태와 구조를 복원했으며 내부에는 예전 펌프장의 모습과 마곡 지역의 역사, 근대 농업자료 등이 전시되고 있다.

[건축과 도시] 마곡 서울식물원, 자연 그대로를 담아내다
관람객들이 편히 야외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식물원 내에 한옥이 들어서 있다./한동훈기자

식물문화센터 옆에는 전통한옥도 자리 잡고 있다. 옛 조상들이 정원에 정자를 지어 풍류를 즐겼듯 관람객들이 한옥에서 쉬면서 야외정원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어린이들이 직접 식물 재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어린이정원학교와 가상현실(VR)체험관은 물론 정원 곳곳에 예술가들의 다양한 설치미술도 전시돼 있다. 식물원 내에는 마곡 입주기업의 공공기여(기부채납)로 대규모 공연장과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LG가 1,300석(연면적 약 4만㎡) 규모의 대형 공연장 ‘LG아트센터(가칭)’를 서울식물원 안에 조성하고 있으며 오는 2022년 상반기 개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에서 도심 안에 이와 같은 규모의 식물원은 없다”며 “서울 서북권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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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일제강점기 배수펌프장./한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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