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신산업 지원 등을 받아 활성화된다면 탈중앙 금융 채널을 활용하는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사진)이 30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2019’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이 결제 분야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다양한 메커니즘에 대한 실험을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공재에 대한 기여 보상, 자원의 분배 방식은 물론 대중의 참여 독려 등을 실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개자를 거치지 않는 스마트콘트랙트 기능을 통해 기존의 복잡한 과정을 단일화할 수 있다. 그는 “일반인들이 얼마간 돈을 내서 저축한 후 여기서 돈을 타서 쓰는 ‘상호신용금고’도 블록체인을 통해 실현 가능할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은 현재 지분증명(proof of stake) 기반의 이더리움 2.0을 개발 중이다. 이더리움 1.0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느린 거래 처리속도와 확장성 부족 문제를 개선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이더리움 2.0 출시가 기존 출시 예정일보다 미뤄지면서 이더리움을 떠나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이 생겼다. 부테린은 “이더리움 2.0이 구현할 확장성이나 거래 처리속도는 디앱들을 다시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은 이미 자체 규칙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며 “아프리카 등 그동안 소외됐던 국가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앱 등을 사용하고 그 결과로 그들의 삶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블록체인의 기술적 속성을 지키면서 기술을 확장한다면 대중화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테린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블록체인 플랫폼 알고랜드의 창시자 실비오 미칼리는 “블록체인이 중개자 없이도 신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튜링상을 지난 2012년 수상했다. 그는 “점점 중앙화되고 있는 현 금융시장에 거래 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의 개입 없는 ‘탈중앙 금융’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자산거래를 하기 위해 중개인이 필요했지만 지금 금융시장에서 이 중개인은 오히려 두 당사자보다 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거래상 마찰이 생기고 마찰이 클수록 중개자에 의존하게 된다”면서 “블록체인은 ‘신뢰 없이(trustless)’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은 다방면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특히 ‘마찰 없는 금융(frictionless finance)’은 거대한 중개자의 역할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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