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9-2020시즌 루키인 매버릭 맥닐리(23·미국)가 여자친구 덕을 톡톡히 봤다.
맥닐리는 14일(한국시간) 끝난 PGA 투어 휴스턴 오픈(총상금 750만달러)을 공동 17위로 마쳤지만 우승을 차지한 랜토 그리핀(31·미국)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GC(파72·7,33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이날 출전선수 중 가장 낮은 스코어인 7언더파 75타를 때린 것이다.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데뷔 최고 성적을 냈다.
최종라운드 선전 뒤에는 여자친구의 도움이 있었다. 그의 여자친구는 바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둔 재미교포 선수 대니얼 강(27)이다. 이번 대회에서 맥닐리는 첫날 68타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3라운드에서 74타와 73타를 쳐 공동 46위로 떨어졌다. 부진에 빠진 남자친구에게 대니얼 강은 3라운드 경기 후 몇 가지 조언을 건넸다. 내용은 △순위표를 보지 말 것 △집중력을 높일 것 △모든 샷마다 자신에게 두 가지씩 칭찬하기 등이었다.
2017년 메이저대회(여자 PGA챔피언십) 우승 경험이 있는 여자친구의 조언은 효력을 발휘했다. 12~16번홀 5연속 버디를 엮어내기도 한 맥닐리는 “완전히 집중하지 않고 친 샷은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 내 최고의 라운드였다”며 기뻐했다.
대니얼 강과 맥닐리의 교제 소식은 올해 초 미국 골프채널 등을 통해 알려졌다. 맥닐리는 선마이크로시스템 공동 창업자 스콧 맥닐리의 아들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드러냈고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우승컵은 선두로 출발한 그리핀에게 돌아갔다.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선두였던 16번홀(파3)에서 10m가량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공동 2위인 스콧 해링턴과 마크 허버드(이상 미국·13언더파)를 1타 차로 제쳤다.
그리핀은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선수다. 2010년 프로로 전향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그는 2014년 PGA 투어 차이나 시리즈, 2015년에는 PGA 라틴아메리카 투어에서 활동했다. 2017년 PGA 2부 투어를 거쳐 지난해 ‘빅 리그’에 입성했지만 시드권을 지키지 못하고 올해 대부분을 2부 투어에서 보냈다. 2부 투어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내 2019-2020시즌 정규 투어로 돌아온 그리핀은 복귀 다섯 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 135만달러(약 16억원)는 그가 이전까지 PGA 투어에서 받은 상금 총액인 83만달러를 훌쩍 넘는 액수다. 2022시즌까지 투어 출전권 확보라는 더 큰 수확도 거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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