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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우려에도...강경 시위진압 이어가는 中

美 "홍콩시민과 약속 존중해야"

英도 "폭력 중단" 요구했지만

中, 홍콩경찰 수장에 강경파

여차하면 중국軍 투입할 태세

법원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엔

"중앙정부 권위에 도전" 발끈

19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시위 참가자가 홍콩이공대 안의 하수터널을 통해 캠퍼스를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고등법원의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에 대해 중국이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한다”며 발끈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홍콩 경찰의 유혈시위 진압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홍콩 사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강경파 홍콩 경찰 총수를 새로 선임해 강경 진압을 독려하며 여차하면 중국군을 투입할 태세다.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무원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스티븐 로 홍콩 경무처장(한국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크리스 탕 차장을 임명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홍콩 폭력사태 종식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 짙다. 탕 신임 경무처장은 시위에 대해 ‘강철 주먹’과 같은 강경한 대응을 고집하는 강경파로 알려졌다. 지난 6월부터 민주화시위 진압에 중점을 둔 ‘타이드라이더’ 작전을 이끌어왔다. 탕 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 내 폭력을 저지하고 사회질서를 조속히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홍콩 고등법원이 복면금지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이날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 법제공작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홍콩 특구 법률이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지는 전인대의 판단과 결정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제8차 전인대 상무위 회의에서 긴급법을 통과시켜 홍콩 기본법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기본법도 1990년 전인대에서 제정한 것이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일부 전인대 대표가 제기한 유관의견의 제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해 홍콩 고등법원의 위헌 결정을 무효로 만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다만 이 경우 앞서 1984년 중영공동선언에서 보장한 홍콩에 대한 ‘고도의 자치’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지도부가 홍콩 법원의 복면금지법 위헌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은 복면금지법과 이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기본법)’ 발동 없이는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외신들은 중국 지도부가 홍콩의 자치를 무시하고 고등법원의 위헌 결정을 뒤집는다면 이는 중국군을 동원한 시위 진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인민일보는 19일 나흘 연속 1면 논평에서 “홍콩 문제와 관련해 외부세력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폭동 진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뜻을 반영하는 관영매체의 특성상 이는 중국군의 홍콩 시위 투입을 예고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콩 시위사태가 홍콩 이공대 대치 등으로 유혈참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자유의 측면에서 홍콩 시민에 대한 약속을 존중해야 한다”며 “홍콩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이 심화하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이날 “모든 이해당사자가 폭력을 중단하고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리케 뎀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인 조처가 취해질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치열한 공방전이 이틀째 계속된 이날 경찰은 이 대학을 전면 봉쇄한 채 시위대의 투항을 기다리는 ‘고사 작전’을 펼쳤다. 이공대 내에는 아직 시위대가 남아 있지만, 피로와 절망감 등으로 시위의 동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절망에 빠진 일부 시위대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위대는 최근 대학 캠퍼스 점거 과정에서 교내 실험실에 침입해 ‘염소가스’ 등 위험한 화학물질을 대거 탈취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것이 경찰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당국은 “도난당한 화학물질 중에는 폭발물도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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