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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라이프
기온 '뚝' 소화불량 '쑥'···식후 가벼운 산책하세요

추위·활동 부족에 위장 기능 약화

속쓰림·팽만감·더부룩함·트림 유발

고지방·맵고 짠 음식·카페인 피해야

증상 개선 없거나 불안·우울 동반땐

정신적 치료약물이 효과적일 수도

식욕감퇴·체중감소 등 증세 비슷

췌장암·담관암 여부도 잘 살펴야

# 주말마다 축구·수영 등 운동을 즐기는 40대 직장인 A씨. 건강에 자신이 있었지만 최근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식사 후 복부에 무거운 것이 가득 찬 것 같은 증상 때문이다. 위내시경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기능성 소화불량’ 진단을 받았는데 몇 개월째 호전과 악화가 거듭돼 괴롭다.

소화불량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주로 상복부 중앙부위에 느끼는 불편감과 통증이 주된 증상이다. 속 쓰림, 팽만감, 더부룩함, 조기 포만감, 식후 만복감, 구역, 식욕부진, 역류, 트림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위궤양·위암·췌담도 질환 등 원인이 밝혀졌으면 기질성 소화불량, 검사상 증상을 설명할 만한 이상이 나오지 않았지만 소화불량 증상이 만성적·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69만여명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료= 기능성 소화불량은 지난해 69만여명이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당장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고 호전·악화가 반복돼 소화제만 사서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발생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위 저부의 적응장애, 위 내장감각의 비정상적 예민성, 정신·사회적 요소, 위산 과다분비, 장내 미생물의 변화, 십이지장의 기능 이상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된다. 불안·우울·건강염려증 등 정신·심리적 장애가 높지만 원인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정신적·심리적 장애, 만성적 스트레스는 위장관 증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겨울에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 진료인원은 12월과 1월에 월평균 약 7만7,500명으로 2~11월의 월평균 6만6,400명보다 17%가량 많았다. 추위와 신체 활동량 부족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적 특징 때문이다.

우리 몸이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위장 기능이 떨어진다. 이는 소화불량,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 따뜻하게 입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원선영 교수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원인도, 증상도 다양하므로 증상과 관련된 위산분비 억제제, 위운동 촉진제, 위저부 이완제 등을 조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불안·우울 등이 동반된 경우 정신적 치료약물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화불량 환자라면 좋지 않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위 배출기능을 떨어뜨리는 고지방 음식,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 맵고 짠 자극적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환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도 위 내용물의 배출을 느리게 하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행한 캡슐 내시경 연구에 따르면 인스턴트 라면은 위장에 2시간이나 머물러도 소화가 되지 않는 대표적 음식으로 꼽혔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야식은 위장 점막 위축, 위산에 의한 손상, 생리적인 위 배출기능 저하와 과식으로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킨다. 급하게 먹는 식습관도 트림·복부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천천히 씹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식후의 과격한 운동은 위 배출기능 저하, 위식도 역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췌장암·담관암 등으로 인해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났는데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담관암 수술 모습. /사진제공=고려대구로병원




◇“4주 침 치료로 60% 호전…한약이 더 효과적” 연구도= 소화가 되지 않을 때 마시는 탄산음료는 트림이 나와 속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소화기관의 정상적 작동을 저해하고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소화 과정 중 발효되면서 오히려 가스를 더 많이 만들어내거나 카페인 성분이 소화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식사 후 20∼30분가량의 가벼운 산책은 소화와 식후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팀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게 초음파 진단기로 위 내용물 배출 정도를 측정했더니 식사 전의 위 상태로 돌아오는 데 일반인에 비해 약 20분이 더 걸렸다. 또 혀에 생긴 설태의 색·상태 등을 디지털 설진기로 측정했더니 일반인보다 설태의 분포와 양이 많았다. 복부 촉진 검사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흉늑각이 일반인보다 좁았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연구에서는 4주 동안 개인별 맞춤형 침 치료로 소화불량이 60%가량 호전되는 효과를 보였다. 최근에는 한약 처방이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에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연구도 국제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다.

김 교수는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고 표준적인 양방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한방 진단으로 유형을 나눠 위장의 운동기능을 보강해 리듬을 조절하는 한약과 전기침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담관암 등이 원인인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K씨는 최근 속이 쓰리고 더부룩해 소화제 복용 횟수가 늘었다. 자연스레 식욕이 줄고 체중이 크게 감소하며 얼굴과 눈 주위가 노랗게 뜨는 황달까지 나타났다. 내시경과 조직검사 결과 담관암 판정을 받았다. 담관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이 장으로 배출되는 통로인 담관에 생긴 암이다.

췌장암의 초기증상도 소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식욕감퇴·복부팽만·소화불량 증상과 체중감소, 등과 허리에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통증을 동반한다.

원 교수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소화불량은 적절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 위험한 경고 증상을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간과해 암 등 기질적 질환의 진단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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